지방의회가 최근 잇따라 내년도 의정비를 인상하면서도 구속된 의원에 의정활동비 지급을 제한하는 조례 개정에는 늑장을 부리고 있다.

21일 행정자치부와 각 지방의회에 따르면 전체 243개 지방의회 가운데 구금상태에 있는 지방의회 의원에게 의정활동비를 지급하지 않도록 조례 정비를 마친 지방의회는 22개에 그친다.

아직 의결되지 않았으나 조례 개정안이 발의돼 곧 의결할 예정인 지방의회는 56개로 집계됐다.

반면 지금까지 조례 개정안이 발의도 되지 않은 지방의회는 모두 165개(시·도 9개, 시·군·구 156개)에 이른다.

조례 미정비 지방의회를 지역별로 보면 서울(22개 구)과 전남(22개 시·군)이 가장 많고 경기(21개), 경북(20개), 경남(14개), 부산(11개), 강원(11개), 전북(10개), 충남(7개), 인천(6개), 대전(5개), 충북(5개), 울산(2개) 등이다.

의정활동비는 지방의원이 의정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하거나 이를 위한 보조활동에 사용되는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지급하며 광역의회는 매달 150만원, 기초의회는 110만원이다.

지방의원은 의정활동비 외에도 월급 성격인 월정수당을 받고 있으며 가장 최근 인상한 경기 화성시의원의 내년 월정수당은 277만7천970원(연간 3천333만5천640원)이다.

행자부는 올해 9월 구속된 의원이 사실상 의정활동을 못하기 때문에 월정수당은 지급하더라도 의정활동비 지급은 불합리하다며 모든 지자체에 의정활동비 지급을 제한하도록 조례를 정비하라고 요청하는공문을 보낸 바 있다.

의정활동비 지급 관련 조례를 정비한 지방의회는 서울시가 지난해 1월 처음이었다. 인천 남동구와 광주 광산구, 강원 원주시, 충남 서산시 등 5개 지방의회가 올해 상반기에 도입을 마쳤고, 17개 지방의회는 행자부가 공문을 보낸 이후 조례를 개정했다.

현재 구속된 지방의원 11명 가운데 조례를 개정하지 않은 지방의회 소속은 8명이며 이들은 모두 기초의원으로 매달 110만원씩 의정활동비를 받고 있다. 해당 지방의회는 서울 동작구, 부산 해운대구, 경기 파주시, 전북 고창군, 전남 고흥군, 경북 구미시, 군위군, 칠곡군 등이다.

행자부는 지방의회가 자율적으로 조례를 개정하도록 유도했으나 추진 실적이 미흡하면 의정활동비 지급제한을 위한 지방자치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