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 선거에 완패한 한나라당이 너도나도 박근혜 역할 론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그리 좋은 모양새가 아니다.

박근혜 전 대표 자신도 부담스럽겠지만, 한나라당 모습자체가 이번 선거로 끝장난 모습은 좋지 않다.

정치에는 정답이 없다. 민심이 답이다. 이것을 모르고 정치에 입문한 정치인은 없을 게다. 작금의 실패를 거울삼아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는 진정한 마음을 추슬러야 한다.

박근혜 전 대표가 국민적 지지를 받는 인기는 한가지다. 박정희대통령 딸 이래서가 아니라, 그녀의 정치철학에는 원칙성에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를 둘러싸고 “여당 텃밭이 실종됐다” “동쪽도 야당 지역이다” “넥타이 부대 30~40대층이 당락변수다” “단일화를 이뤄야 한다” “잡음이 많으면 실패 한다”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이 승리 한다” “올드 보이는 안 된다” 등등 많은 수식어를 유행시키고 있다.

이런 수식어에 해답을 늘 지적해 온 게, 박 전 대표다. 원칙이 답이란 것이다. 비정한 정치에 풍류가 있고 멋이 있는 것도, 알고 보면 반듯한 원칙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국민과의 약속이고, 정치인의 자존심이다. 이를 즐길(?) 줄 아는 정치인이 없는 요즘 세태가 아쉽다.

철새와 잡새 차이가 무엇인가. 철새는 이당저당 옮겨 다니는 이들이고, 잡새는 이편저편 수시로 맘을 바꾸는 이들이다. 이들이 작금의 정치를 어지럽히는 이들이다.

여야 막론하고 국민을 위해 자기주장을 제대로 피력하는 의원이 몇이나 있겠는가. 당리당약에 눈이 시뻘게진 자신의 모습이 후대에 어떻게 보일지 부끄러운 줄 모르는 게, 바로 원칙이 없기 때문이다.

박 전대표가 여야를 떠나 한국의 정치를 위해 일할 일 꾼이라면, 그녀를 더욱 성숙하게 만드는데 모두가 도와줘야 한다.

더 큰 눈 뜨게 해 줘야 하고, 폭 넓게 정치활동 하도록 주변에서 도와야 한다.

박 전대표가 마치 차기 대통령 안 되면 큰일 난다는 식의 표현은 결국 그녀를 덫에 가두는 것과 진배없다. 자만하게 만들려는 일부 소인배들의 행동에 박 전대표의 의지가 퇴색할 까봐 염려된다.

박 전대표가 추구해온 원칙주위를 국민들이 더 공감하고, 이를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토양을 가꿔줘야 한다.

얼핏 박 전대표의 역할 론 추대가 좋을 것 같지만, 아직 멀다면 먼 대선까지 반대의 날(?)을 세울 수 있는 시간이라는 점에 조심스럽다.

대권주자의 독점 추대는 늘 선거 역풍을 받았던 사례를 우리는 종종 봐 왔지 않은가. 이런 점에 박 전대표의 가신들은 더욱 몸을 낮춰야 한다. 그리고 원칙에 입각한 정치 행보를 하는데 힘을 기울어야 한다.

야당의 단일화, 여당 내 반 박근혜 파, 이합집산의 헤쳐모여 식 연대 등 얼마든지 정치 현장은 낯을 바꾸는 카멜레온 무대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박 전대표의 무조건 식 추대는 그녀를 생각해 주는 게 아니라 더욱 곤경에 빠지게 할 수 있다.

좋은 텃밭을 가꾸기 위해서는 비료를 주지 않고, 조금씩 수확을 하더라도 최상의 제품을 내는 게 바로 정치 맥락과 같다. 작지만 좋은 열매를 맺도록, 그리고 모두가 수확하도록 욕심을 내지 않는 게 답이다.

너도나도 박 전 대표 라인에 줄서려는 모습, 그녀의 모임에 무조건 참여해 얼굴 내밀기는 결국 그녀를 힘들게 하는 요인임을 명심해야 한다.

“누가 2인자 인 양, 호가호위(狐假虎威)해도 제어가 안 되고 대통령 권위와 체면이 구겨져도 처삼촌 묘 벌초 한다“고 말한 모 정치인 말마따나 이는 원칙이 없어서 아닌가. 과연 이렇게 말한 그도 정보통신부, 과기부를 폐지시켰던 원칙이 있었던 것인지 되묻고 싶다.

박 전대표의 무조건적 옹립은, 자칫 반대 여론의 화살을 인식 안할 수 없다. 박 전대표가 스스로 원칙에 따라 정치행보를 순항하도록 그녀 자신에게 맡겨뒀으면 하는 바람이다.

■ 윤동승 주필 이력
-前 전자신문/뉴미디어 데스크
-前 일간공업신문 부국장
-前 전파신문 편집국장
-前 일간정보(IT Daily) 편집국장

-前 텔슨정보통신 상임고문
-前 중국과학원 자동화연구소 고문
-前 중국 허베이성 창저우시 국가경제 고문
-前 중국 허베이성 경제수석(경제특보)
-前 중 다롄시 ‘IT산업촉진발전공작위원회’ 부주임

-前 박근혜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 후보 IT특보
-前 ETRI 초빙연구원
-前 파워콜 회장

-現 The Radio News 편집인/주필
-現 (사)한국방송통신이용자보호원 수석부회장
-現 (주)DMBRO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