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이 재시도 끝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했다.
죄명은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에게 거액의 뇌물을 건넨 혐의다.

그러나 삼성측 변호인단의 주장은 일국의 대통령이 시킨 일을 재벌의 총수 구속으로 대통령을 단죄하려고 한다면 너무 옹졸(?)하다는 지적이다.

만에 하나 훗날 특검 출신이 검찰간부로 등용돼 대통령이 지시한 일을 거절할 수 있을지를 항변하는 속내다.

물론 이재용회장의 처지는 십분 이해간다. 대통령이 요구하는데 거절할 대한민국의 재벌 총수가 있을까 싶다. 허나 법 잣대로 보면 범죄다.

문제는 이재용부회장만이 아닌 롯데 한화 SK 그룹 등의 총수들도 구속해야 한다는 법적 평등의 원칙을 특검이나 향후 검찰이 할 수 있을런지 의구심이 든다.

이재용부회장만을 재물로 박대통령을 단죄하는데 사용하는 탄핵용(?)이라면 이부회장만 희생시켜서는 안되는 게 아니냐는 여론이 분분하다.

그동안 재벌수사에 청와대가 개입했던 것은 박근혜 정부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공소시효가 남아있다면 이명박 정부 때 죄도 찾아내 모두 단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검과 재판부, 그리고 헌재 모두 이런 정황을 모두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최순실 사건을 바라보는 국민적인 기준과 법적인 잣대가 다를 수 있다고 본다.

즉 평시의 검찰과 재판부, 그리고 특검과 재판부, 이를 지켜보는 헌재의 생각은 다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복잡한 법률적 관계에서 재벌만 무턱대고 희생물로 삼는다면 누가 한국에서 기업을 하겠는가.

삼성이 잘했다는 게 아니다. 분명하게 잘못했다. 하지만 여타 재벌은 그냥 두고 삼성만 옭아매는 분위기가 형평을 잃은 모양새다.

삼성을 단죄하는 모습 뒤엔 특검이 박대통령의 죄를 입증하려는 원천증거 확보라는 건 국민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대통령이 요구한 사항을 거절 못할 한국적 사고를 특검도 모를리 없다.

이재용부회장의 구속은 결국 기타 재벌총수들도 구속시켜야 하는데, 만일 그렇지 못하면 특검 또한 유력한 차기정부 측근에게 아부(?)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특검은 소임을 다하는 모습같이 비쳐질지 모르지만, 역으로 특검이 편애하는 유리한 형태의 법의 논리로 진행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마치 특검이기에 공적을 쌓겠다는 점에서 과잉대응 하는 것이라면 좀 더 차분할 필요가 있다.

작금의 한국사회는 위기다. 정치도 경제도 모두 최악의 상황이다. 국민들도 감정이 둘로 쪼개져 감정의 불씨가 언제 터질지 화약고를 안고 있다.

중용의 원칙이 필요한 때다. 나라도 살리고 경제도 살고 국민도 소통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