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뉴스가 묻고 대선주자가 답하다' - 유승민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

[본지단독] 지난 28일 유승민 의원은 제 19대 대통령선거 바른정당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남경필 경기지사를 누르고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지난 2000년 경제연구원이던 그를 알아본 이회창 총재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한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총재시절 비서실장으로도 인연을 이어갔지만 정치경제적 철학과 방향은 박 전 대통령과 분명히 결이 달랐다.

그는 2015년 새누리당 원내대표 연설에서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 전 대통령의 복지정책에 문제제기하고 청와대의 허락(?)을 받지 않은 여야합의로 박 전 대통령의 대노를 사게 되면서 이후 청와대와 친박의원들의 노골적인 사퇴압력을 받게 된다.
당시 원내대표 사퇴회견에서 유 후보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며 자신을 사퇴시킨 박 전 대통령과 친박 세력이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유승민 후보가 사퇴회견서 지적한 지 채 2년도 되지 않아 '헌법가치 훼손'을 주 이유로 국회와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와 탄핵선고를 받은 유일한 대통령이 됐고 오늘(31일) 구속영장집행으로 영어의 몸이됐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른바 친박세력의 보수를 "권력을 통한 전횡과 비리에 의존하던 낡은 수구보수"라고 규정하고 "'따뜻함'과 '합리성'에 기초한 보수주의 본원적인 가치를 다시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가 펼치려는 보수의 가치와 미래의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인지, 정치·경제·사회·안보·교육 등 열가지 현안을 중심으로 알아봤다.

- 개헌시 선호하는 통치체제와 개헌방향에 대한 견해는.
개헌은 당면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한 후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내다보며 국민과 국회 주도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개헌은 국민의 기본권, 사법부와 입법부, 행정부 등 3권, 그리고 경제사회와 지방분권을 포괄한 전반적 내용을 담아야 한다. 역대 대통령들이 약속만 하고 개헌을 미루어왔는데, 저는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임기 내에 개헌을 이루도록 하겠다.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선호 이유는 국민에게 중간평가를 받고,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연속성 있게 정부정책을 추진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남북대치상황과 지속적인 경제성장의 과제, 그리고 개혁 추진을 생각할 때 분권형 대통령제는 적합하지 않다. 경제적으로 5만 불, 6만 불 선진국수준에 도달을 하고 남북이 통일이 될 때까지는 4년 중임 대통령제로 가다가 안정이 되면 자연스럽게 내각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 선거 및 정치제도 개편방향에 대한 의견은.
저는 2015년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진영을 넘어 합의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진영정치가 득세하는 제도적 요인은 소선거구제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논의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저는 보수적 가치를 중시하는 유권자, 진보적 가치를 중시하는 유권자가 지역으로 구분돼 있다고 보지 않는다. 따라서 큰 선거구에서 여러 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게 된다면 지역과 정당이 결합되어 있는 현재의 진영정치를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사드배치에 대한 생각과 북핵과 미사일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사드 포대가 전개되기 시작한 것을 환영한다. 사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우리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용 무기인 만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배치되어야 하며, 만약 헌재 탄핵 인용 결정으로 조기대선이 치러진다면 대선전에 배치가 완료돼야 한다.
북한이 남한에 대해 굳이 높은 고도로 미사일을 발사할 이유가 없고, 따라서 사드가 무용하다고 주장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군사기밀이었다가 제 요구로 공개된 자료가 있다. 2014년 1년간 미사일 발사 궤적을 분석해 보면, 북한은 스커드 노동 미사일 발사를 하면서 서울 광주 제주 어디든 떨어지도록 계속 연습했다. 일반적으로 비행기는 10~11㎞ 상공으로 날고, 대기권은 100km입니다. 스커드나 노동은 고도 130~150㎞까지 날아올라서 다시 목표지점을 향해 무시무시한 속도로 떨어진다. 이것을 2~3분의 시간 안에 요격시킬 수 있는 것이 사드이다.

▲ 유승민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는 선거제도 개편과 관련해 "보수적 가치를 중시하는 유권자, 진보적 가치를 중시하는 유권자가 지역으로 구분돼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큰 선거구에서 여러 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게 된다면 지역과 정당이 결합되어 있는 현재의 진영정치를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전대표와 추종세력들이 이미 실패한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을 이어 받아 ‘북한이 원하는 대로 해주자’라고 한다면, 한미동맹은 위태로운 분열과 불신에 빠지고, 우리는 군사주권을 포기한 채 북한과 중국의 눈치를 보는 안보인질로 전락하게 된다.
따라서 북핵을 기정사실화할 것이 아니라, 북한에 대한 제재압박을 정말로 강도 높게 진행해야 합니다. 이란 핵타결에 집중했던 오바마 행정부와 달리 트럼프는 북핵과 미사일에 매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동북아 안보위기와 사드배치의 원인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있는 만큼, 튼튼한 한미공조를 바탕으로 중국을 설득하여 대북제제에 동참시키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북한을 압박해서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체제냐 핵무기냐의 선택을 강요할 수 있어야 합니다.

- 법인세 문제를 포함한 조세·재정분야 정책방향은.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소하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기 위해 증세는 불가피합니다. OECD 국가의 평균 조세부담률은 GDP 대비 26%이고 현재 우리나라는 19% 수준입니다.
증세-복지 목표 수준은 “중부담-중복지”로서 조세부담율을 현행 19%에서 단계적으로 22%까지는 올리는 방안입니다. 급격한 증세는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2018년부터 매년 GDP 대비 0.5% 정도 올리는 것이 좋습니다.
증세 방법은 부가세를 제외한 소득세, 법인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의 누진세 구조를 강화하고, 복잡하고 불필요한 세금 면제 및 감면제도들을 개혁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인세 관련하여, 법인세를 올리면 투자가 위축될 거라는 것은 옛날 얘기입니다. 이명박 정부 때 법인세 내려도 투자가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대기업들이 현금 잔뜩 쌓아놓고 배당, 사내유보금이 크게 늘었지요. 적정한 법인세는 투자를 위축시키지 않습니다.
또한 국민개세주의 차원에서 근로소득이 있으면 세금을 만원이든, 오천원이든 꼭 내게 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 국정교과서 논란에 대한 견해와 중장기 교육 정책은.
국정화 교과서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국가가 한 가지 역사 교과서만을 만들어서 그걸 학교에 강요하는 것은 반대한다. 그리고 학교, 선생님, 학부모들의 선택권도 존중해야 한다. 정부에서 만약 좋은 교과서를 만들었다면, 여러 역사 교과서 중의 하나로 학부모, 학교, 선생님들이 선택하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고교교육 개혁의 방향은 외고와 자사고를 폐지하여 일반고를 정상화하되, 단순히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진로 다양성을 키워주고, 특히 창의/과학기술 교육을 강화하여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특목고의 교육과정이 일반고에 비해서 우수하다면 그러한 교육을 일반고 학생들이 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 학생들을 단지 성적의 우열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각각 학생들이 지난 다양한 진로 관심과 잠재력을 키워줄 수 있는 공교육 정상화가 필요하다.
또한 아이들의 창의성과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하여 우리나라에서도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이러한 근본적 교육개혁은 제가 강조하는 경제정의와 혁신성장으로의 경제개혁과 맞물려 상생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 2015년 12월 단행된 한일위안부 합의에 대한 견해와 바람직한 동아시아 외교 전략은.
저는 한일 위안부 합의는 잘못된 합의다. 3년 동안 아베 정권하고 말 한마디 안 하고 있다가 갑자기 덜컥 합의를 했고, 위안부 할머니분들도 동의하지 못하고, 10억 엔이라는 돈의 성격이 불법행위에 대한 배상금이 아니라 상처치유금이라고 했다. 더더군다나 이처럼 과정과 내용에 문제가 있는 합의를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상당히 잘못된 합의라 생각한다.
따라서 한일 위안부 합의는 재협상해야 하며, 만약 일본이 재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저는 이 합의를 파기하고, 그 역사적 책임은 일본이 지게 될 것이라고 선언할 것이다.
일본과의 외교에 있어서는 독도 문제나 위안부 문제같이 역사·주권 관련 문제와 경제·군사협력 문제를 분리해서 접근해야 한다. 특히 북핵과 미사일 위협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일간의 군사정보보호협정도 적합한 절차를 통해 빠르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차기 집권시 연정 등 안정을 위한 국정운영을 위한 전략이 있다면.
차기 정부에서 대통령과 국회 특히 야당들과의 협치와 소통이 중요합니다. 자연스럽게 여당과 다른 당들과 연정은 자연히 이뤄질 거라 생각합니다.

- 검찰의 개혁과 독립에 대한 견해는.
검찰개혁이 굉장히 중요하다. 현재 기능적으로 검찰이 가지고 있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민적 평가에 비추어 볼 때, 경찰조직에 수사권을 부여하기보다는 제3의 조직으로 수사청을 별도로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사청은 기존의 검찰과 경찰의 수사인력으로 구성하여 검사와 경찰이 서로 견제와 경쟁을 하도록 조직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되면, 경찰은 순찰, 경비, 방범, 요보호자 보호 등을 담당하는 행정경찰과 수사를 전담하는 사법경찰로, 검찰은 수사검찰과 기소와 공소유지를 전담하는 송무검찰로 분리된다.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는 권력을 가진 공직자에 대한 형사적 대처가 추진력을 가질 수 있도록, 수사와 기소의 권한을 통합해야 한다. 그리고 공수처는 공직자 부패사건과 연관되는 민간인에 대한 수사 및 기소권도 가져야 하며, 책임자는 기존 특검과 같이 국회의 복수추천과 대통령의 임명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국회에서 특검 발동을 의결하면 공수처(청)장은 직무정지 되도록 하는 등 공수처에 대한 감시와 견제장치도 필요하다.

- 중소기업 진흥정책을 포함한 경제성장 플랜이 있다면.
이제 재벌이 성장을 주도하고 일자리를 새롭게 창출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자본, 노동 더 투입해서 성장하는 경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혁신창업과 혁신중소기업이 일자리를 만들고 성장을 주도하는 새로운 경제를 창출하는 것이 시대적 과제이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혁신성장이 가능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이 무엇인지 매우 민감하게 살펴야한다는 것이다. 불공정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중소기업 진흥정책을 편다는 것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고 할 수 있다. 재벌의 불법적이고 불공정한 관행을 과감하게 바꾸어서 많은 수의 중소기업들이 경영의 안정성을 회복하고, 혁신사업가들이 운동장에서 맘껏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제가 제시하는 혁신성장전략이 지금까지의 창업정책과 다른 점은 단편적인 생계형 창업 지원이나 IT버블 같은 것이 아니다. 혁신기업으로 성장하거나 혁신기술을 선순환시킬 수 있는 창업생태계를 실질적으로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혁신안전망,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 실질적인 투자활성화 대책, 인재 영입과 양성이 그 방향이다.
또한 정부 산업정책의 중심을 대기업과 관료에서 혁신창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민간 전문가로 이동시켜야 합니다. 컨트롤 타워는 기존의 '중소기업청'을 '창업중소기업부'로 승격시켜 여러 부처에 나눠져 있는 창업 및 벤처 관련 업무를 효율적,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정책수립과 집행 과정을 민간 전문가가 주도하도록 하겠습니다.

- 실현가능한 일자리창출 전략을 말한다면.
일자리 창출의 주된 영역은 성장전략과 맥이 닿아 있어야 한다. 혁신중소기업과 혁신창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전략을 확보하는 것이 절실한 과제이며 이를 위해 실질적인 창업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다. 또한 대기업이 고용을 늘리고, 중소기업이 보다 괜찮은 일자리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정책도 필요하다.
다음으로 사회적 경제 일자리이다. 교육,보육,복지,안전 등 영역에서 비영리 사회적 경제단체에 국가예산을 일부 지원하는 ‘사회적경제’를 활용한다면 정부지출을 최소화하면서도 복지서비스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모두 이룰 수 있다.
국가가 직접 고용하는 공공부문 일자리는 사회복지, 안전, 건강, 환경, 경찰, 소방 등 꼭 필요한 일선행정공무원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늘려가겠습니다. 저는 혁신성장전략-대기업과 중소기업-사회적경제-공공부문 고용이 일자리 정책의 순서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반대로 정부가 일자리를 직접 만드는 것을 최우선 정책으로 한다면 이것은 정부재정에 큰 부담을 지우고, 기업가 정신, 도전 정신, 사회 활력을 고취시키는 데도 부정적 영향을 끼쳐 결국 저성장을 고착화시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