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16대 대선에서 출발선상에서 지지율 3%에 불과했던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지지율 50%대 넘다들던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최종적으로 누르고 당선됐다.

그가 대권을 거머쥘 수 있었던 요소는 정책이나 비전, 뛰어난 연설능력, 타 후보와의 연대 등도 있었지만 그 가운데 국민감성을 자극하는 선거운동전략이 있었다.

2002년 4월, 당시 상대후보와 언론은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 장인의 빨치산 이력을 집요하게 문제 삼았다.
이 과정에서 '그렇다고 아내를 버리란 말이냐'는 유명한 국민감성 자극발언이 나온다.
자칫 선거운동 과정내내 걸림돌이 될 수 있었던 색깔론의 '아킬레스건'을 정리했을 뿐만아니라 '가족사랑'의 이미지까지 심어준 성공적인 감성발언이 됐다.

또한 직접 기타를 들고 대표 민중가요 '상록수'를 불렀다. 그리고 '국민에게만 빚진 대통령' '일으켜 준 분이 국민 여러분입니다'라며 유권자들의 감성에 호소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역경을 딛고 일어난 후보의 과거를 상기시키면서 유권자들의 감성을 자극한 이 광고는 선거광고분야에서 이전에는 본 적 없는 형태였고 화제성에서 단연 돋보였는 평가다.

노무현 후보의 대통령의 당선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기적이 아니라 이렇듯 자신의 단점 극복에서부터 장점이나 비전제시까지, 끊임없이 국민감성에 문을 두드린 홍보전략의 성공작이었다.

25일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선거가 문재인 안철수 양강구도로 펼쳐지면서 특히 이들 두 진영간 각종 네가티브와 심지어 마타도어까지 난무하고 있다.

후보 개인뿐만아니라 가족뿐만아니라 모든 인간관계까지 섭렵하는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 다소 지나치다는 평가도 있지만 철저한 검증은 필수불가결한 과정이기도 하다.

그리고 후보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모든 언론과 국민이 바라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불쑥 튀어나온 답변하나가, 국민감성에 악영향을 끼쳐 지지율이 하락수도 있고 반대로 잔잔한 울림속에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국민감성의 자극이 캠프의 홍보전략만으로 이뤄지는 건 아니다. 상대의 네가티브에 대한 방어에서, 혹은 현안에 대한 답변에서 나오는 코멘트 하나, 우연히 찍히는 사진 한장에서도 국민감성을 자극해 당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5일 남은 대통령선거에서 후보들이 어떻게 국민의 마음을 두드리는 드라마를 연출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