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민주당) 대통령특사가 베이징에서 만난 중국 왕이(王毅) 중국외교부장의 외교적 언어에 조심해야 할 이유가 있다.

왕이는 “지난해부터 중한관계는 있어선 안 되는 좌절을 겪었다”며 “우리가 보고 싶지 않았던 일이다”라고 꼬집었다.

더욱이 그는 한국 신정부는 당면과제(사드“THADD)를 직시하고 유효한 조치를 취해 양국관계 걸림돌을 제거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왕이의 태도는 요청이라기보다는 압력을 가하는 태도라고 본다.

특히 외교적인 특사에게 “있어서는 안 되는 좌절“이란 표현은 중국정부가 한국정부를 깔보는 투의 인상이 짙다는 점에서 이해찬 특사도 수위조절을 하면서 응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작 “충분한 대화와 많은 교류를 하라고 문 재통령이 지시했다”고만 답변할 게 아니라 ‘북핵’ 과 관련 두 눈을 감고 있는 중국 처사에 정곡을 찌르는 담대함이 부족했던 게 아닌가 싶다.

중국은 북한 접경지역 인근에 남한과 일본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레이더를 설치하고 있으면서 대한민국은 중국을 살펴볼 수도 없다는 논리는 어불성설이다.

더욱이 사드가 중국내 레이더망에 드러나는 것에 불편한 기색이라면, 레이더 거리를 좁혀주면 되는 게 아니냐는 논리적인 화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외교 운운하면서 중국측은 요구할 것 다하고, 우리는 그저 잘 봐달라는 외교적 언어에만 급급해 한다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중국을 대하는 문재인 정부의 외교도 이젠 달라져야 한다. ‘북핵’의 망동은 못 본 척하고,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라고 강력한 제재에도 반대하는 이중성을 확연하게 들춰내는 자신감 있는 외교가 뒤따라야 한다.

사드 핑계로 무차별 보복을 하는 중국 정부라면, 차후 무슨 문제가 생기면 사사건건 겁을 주면서 압박할 게 틀림없다.

이 점을 이해찬 특사나 한국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한번 맛들인 보복정책은 갈수록 기고만장할 게 틀림없다.

외교란 군사력 힘만 가지고 억눌러서 되는 게 아니다.

전 세계 국가가 이해하고 동조할 만큼 충분한 논리를 펼쳐 보인다면, 강대국이라도 여론의 힘에 굴복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적어도 그런 정도의 자신감 있는 정부의 외교정책이 펼쳐져야 한다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