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選) 국회의원 출신의 전 자유한국당 권익현 고문이 향년 83세로 별세했다.

경남 산청군이 고향인 권고문은 전두환·노태우· 김복동 등과 육사 동기이자 '하나회'의 창시자다.

1973년 쿠데타 모의 사건인 '윤필용 사건'에 휘말려 육군 대령으로 예편한 뒤 그 이듬해 11대 총선에서 낙승했다.

이어 12·14·15대  4선의원의 저력을 보여줬다.

윤필용 장군 사건에서 국회의원으로 탈바꿈하기 까지 서슬 퍼런 고 박정희 대통령 친위대의 권력과 암투를 벗어나서 재기에 성공하기까지는 권고문의 유화적인 성격이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전두환 정권시절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자택감금 시절에 전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김 대통령을 찾아갔던 일화는 유명한 과거사다.

군부독재 때에도 대화가 통했던 권고문이었기에 그가 정치권에서도 여야의 징검다리 역할에 숨은 공로가 컸던 게 사실이다.

육사출신이지만 속칭 군발이(?) 냄새가 나지 않았던 권고문의 정치청학은 요즘 정치인들이 즐겨 쓰는 ‘단순한 협치’가 아닌 ‘진정한 협치’이었다는 점에서 그를 아는 이들이 그의 타계를 아쉬워하는 이유다.

박근혜정권에서 국회의장을 지냈던 강창희 6선 의원의 행보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이채롭다.

2000년 한나라당 부총재 시절 뇌출혈로 쓰러진 이후 정계를 은퇴했던 권고문 특유의 유화적인 정치철학을 아는 이들이 하는 말이 있다.

“정치는 가슴으로 하는 것이다”라는 명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