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북한에서 식물인간으로 돌아와 끝내 엿새 만에 숨졌다. 이 사실에 미국 국민들은 격노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북한 김정은 정권을 규탄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정인 외교통일안보 대통령 특보는 연일 북한의 전략무기 감축과 한미동맹의 부당성 발언을 “학자로서 얘기했을 뿐”이라고 주장하는 모습이다.

이는 곧 있을 한미정상회담에 악영향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설상가상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제재를 압박과 제재로만은 안 된다” 며 대화를 통한 방북을 거론해 일파만파 미국정부가 굳어진 모습이라는 게 외교가의 전언이다.

문재인 정부가 외교적인 창구채널을 충분하게 활용하지 못하고 특보, 또는 특사 등 마치 비선실세를 통한 접촉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는 ‘실수’라는 리스크 부담이 크다는 점에서 주의해야 할 사안이다.
이들의 말실수 하나가 한국정부를 대신하고 있다는 점에서 책임져야 한다.

그런데, 이를 학자나 단순한 외교로비스트로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는 게 부당하다.

미국정부가 바라보는 문재인 정부의 평가는 하나다. 친미냐 반미냐다.

한국입장에서는 친미라고 하겠지만 미국정부는 친미도 반미도 아닌 어정쩡한 모습에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모습이다.

이러다 트럼프의 말 한마디가 반세기 한미동맹에 금이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 곡예를 하는 모습이다.

60년의 관계가 하루 아침에 틀어질 리는 없다고 본다. 허나 만에 하나 한미관계가 악화되면 상투적인 중국의 무차별 보복이 아니라 현 정권에서 미국과 갈라서는 운명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참여정부시절 노무현대통령이 이홍구 전 총리에게 “미국이 제일 중요한 나라 맞지요?”라고 한 얘기는 유명하다.

‘자주파’의 지존 노대통령도 미국을 중시한 이유는 현실적인 점을 인정해서다.

대북문제로 트럼프정권은 신경을 날카롭게 곤두세우고 있다. 당사국인 한국정부도 이런 때일수록 말을 아껴야 한다.

사드배치가 중요한 게 아니다. 원천적인 한미동맹 관계가 문제다.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 못하는 청와대가 다시금 곱씹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