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식경제부 직원들이 산하기관에서 룸싸롱 및 2차(?)접대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번에는 방송통신위원회 산하기관들이 2년 동안 총 47건의 부적절한 경영관리 사례에 대해 주의, 경고 처분을 받았는데 여기에도 유흥업소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이 적발됐다고 한다.

사실 지경부의 유흥주점 접대는 빙산의 일각일 게다. 어쩌다 지경부가 도마에 올랐을 뿐이지, 타 정부부처를 조사하면 대부분이 문제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일 게다.

늘 관행처럼 이어온 피감기관과 수감기관과의 관계는 갑을 관계다. 그러다 보니 늘 감독기관인 정부부처에 눈치 보며 사는 게 산하기관이다.

더욱이 산하기관장은 감독기관의 국장이나 실장출신 등이 그 자리에 앉는 관행 탓에, 더더욱 양쪽의 관계는 악어와 악어새 같은 사이다.

정부부처가 예산을 틀어쥐고 있고, 인사권한 또한 갖고 있다는 점에 산하기관은 그야 말로 주인과 종(?) 같은 관계다.

이 틈바구니에서 상급기관의 책임자를 대접하는 우리의 문화가 이제는 아예 당연시 되고 있는 풍토다.

한 병에 수십만 원 하는 양주를 폭탄주로 쏟아 붓는 하루의 술값은 그야 말로 서민들의 몇 개월 치 생활비다.

그런데도 공무원과 준 공무원들 격인 이들의 유흥비 남용은 도가 지나치다는 점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꼼장어에 소주 한잔, 빈대떡에 막걸리를 한잔 먹는 자리라면 비난 받을 일 없다. 술 먹는 것을 탓하는 게 아니라 도가 지나친 술자리 비용을 부당하게 사용하는 이들이 있기에 문제라는 것이다.

더더욱 사회에 모범이 되어야 할 정부공무원 및 산하기관 임직원들이 향응 접대에 그것도 모자라 비자금을 만들면서까지 성 대접을 하는 이들이 있는 한, 투명한 사회가 이뤄지기는 불가능하다.

방통위가 7곳 기관에 경고, 기관 주위, 기관시정을 내렸고 총 18명이 경고, 41명이 주의 처분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징계처분을 받은 사람은 단 1명이라니, 지나가는 X도 웃지 않겠는가.

이래선 안 된다. 늘 큰일 난 것처럼 호들갑 떨면서 발표하는 정부부처의 감사 내용을 드려다 보면 정말 속빈 강정이다.

이런 처벌은 결국 또 다른 부정한 일이 재차 발생하는 요인이다. 이를 알면서도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이유는, 그들 자체가 떳떳치 못한 이유가 있기 때문 아닌가.

공짜에는 반드시 함정이 있는 법이다. 술이든 성대접이든 내가 공짜로 받는 향응 접대에는 늘 검은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는 게 세상사 이치다.

배고파도 자세하나 흩트리지 않고 꼿꼿하게 살든 옛 선비의 정신이야말로, 어쩌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데 진솔한 지혜인지도 모른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어라”는 중용의 가르침이, 어느 정권에도 필요한 약이다.

■ 윤동승 주필 이력

-前 전자신문/뉴미디어 데스크
-前 일간공업신문 부국장
-前 전파신문 편집국장
-前 일간정보(IT Daily) 편집국장

-前 텔슨정보통신 상임고문
-前 중국과학원 자동화연구소 고문
-前 중국 허베이성 창저우시 국가경제 고문
-前 중국 허베이성 경제수석(경제특보)
-前 중 다롄시 ‘IT산업촉진발전공작위원회’ 부주임

-前 박근혜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 후보 IT특보
-前 ETRI 초빙연구원
-前 파워콜 회장

-現 The Radio News 편집인/주필
-現 (사)한국방송통신이용자보호원 수석부회장

-現 와이즈와이어즈(주) 상임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