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대립 속에서 자유한국당의 국감불참 파행은 성숙하지 못한 우리 정치권의 모습이란 점에서 안타깝다.

사건의 발단은 자유한국당이 이틀 전 방송통신위원회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를 전격 선임한 데 반발해서 비롯됐다.

이유야 어떻든 한국당의 국감 전면 불참선언에 따라 예상치 못한 상임위의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여야 모두 집권여당의 몫(?)으로 챙겨온 인사특혜를 둘러싸고 싸우는 모습이 이제는 국민들 모두가 진절머리가 날 정도로 구태의 적폐임을 명심해야 한다.

흔히들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악습이라는 표현을 하고 있지만, 기실 여야 모두 정권을 잡은 후에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는 작태다. 여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쉽게 말해 정권창출에 대한 인사자리 몫을 챙겨야 해서다. 이 연례행사를 통해 적절한 자리보상(?)을 해 주기 때문에 정권창출에 목을 걸고 선거판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이 같은 구태의 악습은 지난 박근혜정권 때도 현재 집권여당이 한 것처럼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여야는 서로 나와바리(?)를 주장하며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다.

여야 누가 정권을 잡던 특정 기관에 '자리 몫'을 목메고 싸우다 보니 전문가가 아닌 늘 낙하산 인사로 인해 국익에 얼마나 큰 해를 입혔는지를 곱씹어 봐야 할 때다.

정부산하기관에 백(?)으로 입사한 이들이 거의 90%라니 말문이 막힌다.

이들 때문에 실력이 있는 인재들이 이유도 모른 채 취업에 실패하는 쓰라림을 맛봐야 했다는 사실을 여야 모두 상기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이 자신들의 몫을 챙기느라 국감을 뒤로한 채 파행으로 치닫는다면 국민들은 왜 총선에서 표를 주어야 하는지 자괴감에 빠진다.

이제는 이런 구태의 악습을 반복하는 일탈에서 벗어나야 한다. “너희가 그랬으니까 우리도 똑 같이 한다”는 것은 참으로 초딩(?)들의 정치다.

누가 어떤 자리에 앉느냐는 것은 여야의 몫이 아니라 국민들을 위한 자리다.

이 작은 원칙도 지켜지지 못하고 내 밥그릇만 챙겨야 하는 작금의 여야모습은 미래 성장의 한국 발전에 역행할 뿐이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여야로 갈라져서 한 쪽만 편애하는 편파보도가 판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왜 나라가 이 지경으로까지 내 몰렸을까. 이유는 하나다. 권력의 욕심 때문이다.

정치권도 언론도 재계도, 심지어 종교계도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져 하느님을 들먹이며 정치특혜의 사리사욕에 두 눈들이 멀어가는 작금의 한국사회가 정말 걱정스럽다.

‘적폐에 적폐’로 맞서는 사회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갚아야 직성이 풀리는 사회구조를 만든 이들이 정치권이다.

걸핏하면 국감을 보이콧 하고, 장외투쟁을 하고, 촛불과 태극기 집회로 5천만 국민들을 양극화 사회로 만든 이들이 누구인가. 바로 여야 정치권이다.

이 모순적인 사회구조를 바꾸려면 정계 재계 언론 사회단체 등 오피니언리더가 정의로워야 한다. 그 것이 대한민국의 숙제다.

(사설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