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단독] 북미 정상회담을 자신했던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판을 깬 이유는 확연하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잇따른 강성발언에 대해 트럼프행정부는 이 게임이 더 이상 진전될 수 없는 ‘치킨게임’으로 흘러간다는 것을 직감했을 것이란 전망이다.

북미정상회담의 핵심인 미국의 ‘일괄 타결’과 북한의 ‘단계적 해결’을 둘러싼 대립은 결국 견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 전격 취소와 관련해 "미국은 북미회담의 성공 가능성이 작다고 봤다"고 밝혔다는 점으로 미뤄 볼 때, 이미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을 예측하고 있었다는 추측이 나온다.

“최근 며칠간 北에 연락했으나 무응답 이었다”는 폼페이오 말 속엔 북한이 완전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당초부터 없었던 것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사실 북한의 완전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얼마 전 중국 시진핑 주석에게 달려갔을 때부터 변화의 모습이 감지됐던 터다.

일방적인 핵 폐기에 몰렸던 김정은 자신도 시진핑의 백그라운드를 은근히 기대했고, 방중 길에 올라 그 해답을 얻었던 게 아니냐는 짐작이다.

따라서 북한의 완전비핵화를 겨냥했던 트럼프 행정부는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하는 강경 대응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당분간 북미회담을 물론 남북회담도 불투명한 상태이다.

사실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회담의 중재자로의 역할에 큰 기대를 걸었던 세계의 시선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트럼프의 행동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지금부터 발생되는 북미 간 갈등은 남북대립으로 이어지는 상황전개가 불 보듯 뻔하다.

솔직히 미국이 빠진 남북회담은 의미가 없다는 점에서 한국정부로서도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 ‘치킨게임’의 행보는 북미 간 ‘감정싸움-화해 제스처’의 되풀이가 거듭될게 자명하다는 점에서 미국의 ‘선제타격 대(對) 결사항전’이라는 촌극(?)이 또 한 차례 연극무대에 오르는 진풍경을 자아낼 것으로 예측된다.

이 경우 김정은은 당초 의도했던 대로 시간벌기에 나설 게 확연하고, 트럼프는 재선이라는 악재에 선제타격이라는 무리수를 둘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즉 ‘치킨게임’의 종말은 결국 핵으로 위협하는 북한을 ‘악의 축’ 이라는 명분으로 선제타격에 초점을 맞춰가는 종전의 북미 간 대립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점이다.

어떻든 트럼프는 이 상황을 길게 끌어갈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빠른 액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한국은 북한문제에 관해 더 이상 미국에 대해 요구할 수 없는 상황이란 점에서 중재자에서 구경하는 제3자로 물러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점이 우리정부가 가장 우려했던 시나리오다. 이는 한반도 비핵화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나는 상항을 맞게 될 것이란 점이다.

대북 강경파의 트럼프 장자방들은 향후 북한 비핵화 문제를 핵으로 위협하는 북한을 제재하는 명분 쌓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즉, 선제타격의 초점이 전쟁이 아닌 사전제압이라는 명분으로 카운트다운이 시작될 것으로 감지된다.

북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조선반도(한반도)와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하려는 우리의 목표와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측은 이미 완전비핵화가 아닌 이상 강경제재에 수위를 더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만만디’ 시진핑이 김정은에게 건넬 다음 수순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시 주석의 작품이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에 따른 후폭풍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트럼프행정부가 중국을 겨냥한 다음 수순에 눈길이 쏟아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