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단독]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격 만남의 핵심 배경은 북미 간 재협상을 통한 소통이지만, 결국 속내엔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폐기)의 완전 이행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도 남북정상의 만남속에서 이 문제 만큼은 은근히 기대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27일 오전 10시 문대통령은 외신기자의 CVID 폐기에 대한 김 위원장의 발언이 있었냐는 질문에 확실하게 답하지 않았다는 점은 사실상 알맹이가 없었다는 점에서 '옥에 티'다.

결국 김 위원장이 미국 트럼프대통령과의 직접 대화가 있을 것이란 뉘앙스로 피해갔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은 다소 맥이 빠졌다는 게 외교통들의 진단이다. 

그렇다면 이번 회담이 주는 목적은 무엇일까. 김정은의 요청에 의해 문대통령이 북미 간 재협상의 소통을 열어주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김정은이 트럼프의 전격 북미회담 거절에 따른 재접촉을 문대통령을 중재자 역할로 또 다시 삼았다는 점이다.

사실 이번 회담의 내용도 하루 뒤에 한국 국민들과 언론에 보도해 달라고 김정은의 요청이었다는 문 대통령의 양해(?)에도 불구, 북측이 27일 새벽 전격 발표하는 바람에 한국정부는 뒷북만 치는 허를 찔렸다는 점도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더욱이 남북정상회담에 마이크도 없이 육성으로 대화를 한 것 자체가 외교전례에 비춰 볼 때 상식 밖의 일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이유야 어떻든 북한 김정은 요청에 의한 문 대통령과의 만남의 핵심은, 남북정상회담의 호전적인 모습 뒤에 북미회담 재협상을 시켜 달라는 제스처(gesture)가 다분히 읽혀지는 대목이다.

그러나 ‘문재인-김정은’ 양국 정상 간의 이번 만남은 실질적인 6하 원칙인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라는 핵심내용이 빠진 채 종전 4.27 판문점 1차 정상회담의 과거내용만 되풀이 한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사실 이번 회담에서 김정은이 북미회담에서 깨진 이유와 후속 문제풀이를 은근히 기대했지만 알맹이는 없는 채, 김정은의 원 사이드 일방통행의 '보여주기 식' 회담이었다는 게 외교통들의 평가다. 

당초 김정은의 6하 원칙에 따른 시원한 답변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완전비핵화에 따른 체계적인 논의정도는 기대했던 게 사실이다.

문대통령을 만나자고 요청한 김정은은 북미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하고 싶다는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표방했을 뿐이다.

그 와중에도 결국엔  북미회담의 중지가 미국 측에 있었다는 점을 은연중에 비추는 북측의 노련함이 예전보다 강화된 느낌이다.

여기까지 행보를 보인 김정은의 다음 수순은 무엇일까. 또 다시 중국 시진핑 주석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진핑은 김정은에게 역시나 ‘만만디’ 전략으로 겉으론 완전비핵화 표방을 하면서 그에 따른 요구조건을 내 세우며 단계적 비핵화를 천명하는 특별과외(?)를 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결국 ‘치킨게임’으로 몰다보면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와  맞물려 북한보다 미국이 시간에 쫓겨 북미회담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트럼프 역시도 겉으론 회담을 찬성하는 척 하지만 속내엔 여의치 않을 경우 군사력동원을 항상 열어놓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김정은보다 엉뚱한 방향으로 튈지 모른다는 점에서 시선이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