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의 맏형인 8선 서청원(자유한국당)의원이 탈당했다.

서 의원의 탈당은 친박의 종식을 의미한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세력의 몰락을 의미한다.

특히 친박 좌장인 최경환 의원은 이미 구속된 상태다. 이정현 의원도 이미 탈당했다. 이러다보니 가장 고령인 서의원도 사실상 이번 20대 국회를 끝으로 차기 총선 불출마를 예고(?)한 셈이다.

서 의원은 지난 3김(김대중, 김영삼,  김종필)시대의 마지막 파르티잔이다. 정치적 ‘타협’과 ‘의리’라는 이중 잣대의 지난 정치사의 역사적 단면을 고스란히 지켜본 인물이다.

세간에서 친박의 맏형이라고 하지만 그는 43년생으로 사실 52년생인 박 전 대통령보다 나이가 많다. 정치경력으로 보면 오히려 박 전 대통령보다 훨씬 정치권 대선배다.

사실 친박 맏형이라는 애칭은 언론이 붙여준 것이란 점에서 정치적 스승을 ‘친박’ 이라고 불리기에는 어패가 있다.

서 의원은 자신이 지난 1981년 초선 때 민주한국당에서부터 신한국당-한나라당 –새누리당을 지켜온 8선의 세월 속에서 보수우파를 이끌었다.

특히 2016년 경기 ‘화성 갑’에서 52.29%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8선에 성공, ‘돌아온 장고’로 이름을 날렸다.

그런 그가 이제 정치권에서 막을 내리는 모습 속엔 자유한국당이 풍랑을 맞아 좌초위기에 있다는 점을 더욱 실감케 하고 있다.

“연부역강(年富力强)한 젊은 사람들이 앞으로 당을 끌고 가는 게 좋겠다”는 서 의원 말 속엔 ‘세월엔 장사가 없다’는 뜻도 내포되어 있지만, 기존의 계파간 싸움에 찌든 기성정치인들에 대한 지적으로 해석된다.

‘친박’ 보다는 ‘보수우파’에 가까운 게 그의 개인적인 정치적 행보다.

해방 전에 태어난 서 의원이 보고 겪은 6.25전쟁-이승만 정권 몰락- 전두환 쿠데타 군사정권-김영삼-김대중 시대는 그야말로 한 편의 드라마다.

서 의원이 그 속에서 8선의 생명력을 유지했던 것이라면 바로 ‘보수우파’의 강한 정신이다.

반면 그런 그를 배척했던 사람도 많았다는 점이다. 독선과 아집의 대명사로도 낙인이 찍혔던 것도 사실이다.

이제 서 의원이 바라보는 야당의 살길은 야권통합이다.

계파간 권력다툼을 내려놓고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초심 정신으로 세대간 틈새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게 그의 마지막 정치철학이다.

1981년 초선에서부터 2016년 8선에 오르기까지 그를 좋아하던 싫어하던 간에 분명한 것은 우리 정치사의 중요한 증인(?)이란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