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단독] 북한의 ‘비핵화’ 과제를 풀기위한 남북정상회담이 오늘 열린다.

지난번 문재인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난 이후 평양에 최초 첫발을 내딛는 문재인정부의 남북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일 것 같지만 속내는 말 못할 걱정거리가 태산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남북정상의 만남 골자는 북한의 ‘비핵화 시간표’라는 점에서 과연 김 위원장의 통 큰(?) 협상이 진행될지, 아니면 종전처럼 ‘치킨게임’ 마냥 지연시킬지는 미지수다.

미국 트럼프행정부가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보는 눈길이 혹여 남북이 ‘비핵화’보다 ‘남북경협’에 신경을 쓰는 것을 거북해 하고 있다는 점을 봐도 사안이 예민할 수밖에 없다.

유엔과 미국은 대북제제를 단계적으로 수위를 높여가며 있는데, 자칫 한국정부가 북한이 유도하고 있는 남북경협 미끼(?)를 물까봐 내심 걱정하고 있는 눈치다.

트럼프는 실질적인 ‘핵 폐기조치 선행’이 돼야 대북제재를 중단하겠다는 태도가 확연하다.

반면 김정은은 자신들의 체제보장을 위한 ‘선 종전선언’이 먼저라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대립은 ‘비핵화 시간표’를 두고 북미 상호 유리한 협상고지를 차지하겠다는 모습이어서 문재인대통령의 중재역할이 부상하고 있다.

특이 김정은 뒤에 상왕(?) 중국 시진핑 주석이 섭정체제로 버티고 있어, 북한당국이 선득 미국에게 다가서는 자세를 보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따라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문대통령이 김정은으로부터 얻어내야 할 ‘비핵화 시간표’는 쉽지 않다는 게 외교적인 분석이다.

더욱이 김정은이 ‘비핵화 시간표’를 발표하더라도 분명 시간을 둘 것이란 점이다.

김정은이 1~2년 내 비핵화를 제안한다면 미국 측으로서는 단호하게 거부할 것이 틀림없다.

미국 본토를 핵으로 불바다로 만들겠다던 김정은 위협에 트럼프가 선제타격까지 무력사용을 검토했던 점을 미뤄보면, 북측의 시간을 끌기 제스처에 더 이상 미국이 두고보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사실 김정은이 오늘 문대통령과 회담 때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하더라도 트럼프행정부는 이를 믿지 못해 검증에 검증까지 하는 ‘돌다리 두드리기’는 모습을 보일 게 뻔하다.

그만큼 트럼프가 바라보는 김정은의 속내는 수십 개의 경우의 수를 이미 예측했을 것이란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문 대통령과 김정은의 회담은  겉으론 웃지만 속으론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수읽기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비핵화 시간표’를 언제까지 내 놓을 것인지, 이 약조를 지키겠다는 신뢰는 무엇으로 입증할 것인지, 그리고 북미 간 조율에 앞선 김정은의 진짜 요구조건은 무엇인지가 관건이다.

바둑판에 첫돌을 놓는 화점이 중요하듯이 발 빠른 포석으로 국면을 넓혀가려는 김정은 뒤엔 시진핑이 싸움스타일의 접점바둑으로 배수진을 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