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단독] 3차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보는 한미 시각은 역시 달랐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남북 평화공동선언은 전쟁을 하지 않는 ‘무력사용 금지’라는 측면에서는 결실을 맺었다는 게 우리 정부의 평가다.

반면 미국 정가는 북한이 ‘완전비핵화’의 실체적인 답변이 없는 ‘무성과’이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 위원장이 핵 신고 및 외부검증 수용, 핵 포기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지 않은 것은 곧 ‘거부’ 의미를 담고 있다는 해석이 짙다.

이는 핵실험과 미사일발사는 중단하겠지만 핵무기 관련한 사항은 미국이 간섭할 사안이 아니라는 간접적인 뜻을 나타냈다는 분석이다.

결론적으로 북미 간 협상을 통한 요구를 들어달라는 북측의 확실한 의도가 담겨져 있다는 것이다.

사실 미국 정가는 최근의 남북 관계개선이 자칫 북한의 비핵화를 연기하는데 볼모로 이용당해서는 안 된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북한은 미국이 상응조치 할 만한 요구를 들어주면 영변 핵시설 폐기를 하겠다는 것 자체가 '임기응변'의 제스처라는 지적이다.

쉽게 말해 북한이 확실한 핵 프로그램 해체를 하겠다는 모습이 아니라 그저 일부시설 폭발만으로 속이려고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미국 정가도 이번 3차남북한 합의가 ‘북미 2차회담’을 위한 수순 밟기란 점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확실한 답변을 한국 측이 아니라 미국 측에 보따리를 풀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즉, 남북회담에서는 남측에 맞는 회담내용이 있고, 북미회담에서는 미국 측에 맞는 내용이 준비되어 있을 것이란 점이다. 그래선지 트럼프행정부도 논평을 자제하고 있는 모습이다.

외교상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긍정적으로 표시하고 있지만, 속내엔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결국 미국의 몫으로 넘겼다는 반응이다.

이렇게 볼 때, 북한의 비핵화는 북미 간 정상들의 ‘타협과 조정’으로 새로운 협상테이블에 앉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트럼프 입장은 완전비핵화 없이는 협상카드가 없다는 주장이고, 김정은은 자신의 요구조건을 수렴해달라는 빅딜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한국정부가 짚어봐야 할 중요한 사안이 있다.

트럼프나 김정은 모두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선 조금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 이에 대한 무리한 요구의 짐을 한국정부가 짊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남북정상 간의 경협도 좋지만, 이 모든 일들 뒤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데 이를 전부 남측이 부담해야 된다는 사실이다.

남한의 피땀 어린 혈세에 북한은 빨대만 꽂고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바라보는 북한의 비핵화는 결국 중국 시진핑 주석의 재가 결제(?)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사실 김정은도 이래저래 고민에 쌓여있다고 가늠된다.

이번 3차 남북회담을 보면 향후 남북, 북미, 남북미 3자 간의 이해가 얽히고 설킨 복잡한 이해구조 속에서 해결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 나온다.

따라서 차후 북미 간 ‘2차 정상회담’에서 ‘완전비핵화의’ 실체가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이미 이 같은 수순의 경우의 수를 읽고 최종 담판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