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양국이 이르면 2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한다. 2006년 한ㆍ미 FTA, 2007년 한ㆍ유럽연합(EU) FTA에 이어 5년 만에 또다시 최대 경제권과의 FTA 협상이 닻을 올리게 됐다.

4월 30일 정부와 청와대에 따르면 양국은 그동안 최석영 통상교섭본부 FTA교섭대표와 위젠화 중국 상무부 부장조리 간의 차관보급 창구를 중심으로 협상 개시 공동성명(Joint Statement) 문안 등을 깊이 있게 논의해 최근 극적인 타결을 이뤘다.

합의한 공동선언문을 3일 중국 베이징에서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과 천더밍 중국 상무부장이 발표해 한ㆍ중 FTA 협상 출범을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중순께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하고 협상의 성공적 타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을 표명할 전망이다.

다만 이날 중국 어선을 불심검문하던 우리 측 단속 공무원 4명이 중국 선원들이 휘두른 흉기에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정부는 2일 발표 시점을 다음주로 연기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고질적으로 반복되는 중국 어선의 불법 폭력에 중국 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상황에서 한ㆍ중 FTA 협상 개시를 발표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비난 여론이 강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4월 16일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한ㆍ중 FTA 추진계획` 안건을 의결해 중국과의 협상 개시에 필요한 국내 절차를 모두 마무리했다.

정부는 협상 개시 선언을 계기로 한ㆍ일 FTA(협상 중단 상태), 한ㆍ중ㆍ일 FTA(협상 개시 시점 논의 중) 등 다른 FTA보다 한ㆍ중 FTA 협상에 최우선 순위를 부여할 방침이다.

앞서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은 한ㆍ중 FTA 협상을 1ㆍ2단계로 나눠 최초 1단계 협상에서 농축수산물을 최대한 민감 품목으로 분류하겠다고 밝혔다.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농축산물의 개방 예외가 1단계에서 합의되지 않으면 2단계 협상을 진전시키지 않는 이례적인 협상 방식이다.

정부가 그간 중국과의 실무협의에서 이 같은 협상 절차를 공동성명에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해 마침내 중국이 이를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