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예정된 세법 개정안 처리를 놓고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종합부동산세법과 법인세법, 조세특례제한법, 부가가치세법 등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관 4건의 세법 개정안이 그것으로,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정한 세입예산 부수법안이기도 하다.

따라서 내년도 예산안에 앞서 이들 법안의 본회의 처리는 필수다.

하지만 예산안에 합의한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과 예산안 합의에 반발하는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야 3당이 이들 세법 개정안을 놓고 막판 대치하는 모양새다.

7일 민주당과 한국당은 예산안과 마찬가지로 야 3당을 배제한 채 세법 관련 합의안을 마련한 상태다.

문제는 두 정당이 합의한 대로 세법을 개정하려면 '수정안'을 본회의에 올려야 하는데, 민주당과 한국당의 예산안 합의에 강력 반발하는 바른미래당의 협조 없이는 어렵다는 데 있다.

국회법에 따르면 본회의에 원안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수정안을 상정하려면 국회의장은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즉 교섭단체인 바른미래당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 한국당은 합의안을 기재위원장 대안으로 마련,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처리한 뒤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 올리는 '고육지책'을 쓰기로 했고, 이에 야 3당은 격렬히 반발 중이다.

야 3당은 기재위를 통한 처리 방법은 물론, 민주당과 한국당이 합의한 수정안 내용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조세소위 차원에서는 논의되지 않았지만,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의 합의문에 포함된 '1세대 1주택자 15년 이상 보유 시 세액공제율 50% 적용' 등 종부세 완화 방안이 쟁점이다.

기재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세법 개정안과 함께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처리하기로 했지만, 야 3당의 반발이 이어지자 원내대표 합의와 본회의 개최 상황을 살펴본 뒤 회의 개최 여부를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

기재위 바른미래당 간사인 김성식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회가 다 같이 합의했다면 본회의에 얼마든지 수정안을 올릴 수 있는 사안인데도 두 당이 야합해 이례적이고 편법적인 방식으로 기재위를 동원하려 한다"며 "회의 개최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