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정부 부처를 향해 "뼈아픈 자성이 필요하다", "국민의 비판을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 등 쓴소리를 쏟아냈다.

문 대통령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2019년도 산업통상자원부·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쓴소리를 이어갔다.

이는 최근 국정 지지율 하락 추세 속에 국정 동력을 살려가기 위해서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 정책성과가 절실하고, 이를 위해 이번 업무보고에서 느슨해진 공직 사회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18일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열린 산업부 업무보고에서 "정부는 비판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비장한 각오로 제조업 부흥을 위한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문 대통령은 "일각에서는 산업정책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산업 생태계가 이대로 가다가는 무너지겠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며 "이런 비판 목소리는 정부에 뼈아픈 자성이 필요한 부분이다. 산업계 애로사항을 제대로 경청했는지, 소통이 충분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 문재인대통령은 정부 업부보고자에서 쓴소리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특히 국민과 기업에 우리 산업이 어디를 향해 가고자 하는지 그 목표와 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오찬 후 이어진 농식품부 업무보고에서도 문 대통령은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농정을 혁신하지 못하고 사람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해 미래산업으로서 새로운 가치 창출에 부족했던 것이 지금까지의 현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계란 살충제 검출사건 대응에서 보여준 부처 혼선, 친환경 인증제도의 허술한 관리 등은 국민에게 큰 실망과 불안을 줬다"며 "우리가 교훈으로 삼아야 할 점"이라고 짚었다.

환경부 업무보고에서는 "미세먼지 문제의 정부 대응이 국민 눈높이에서 볼 때 크게 미흡하다는 인식과 함께 환경 정책에 대한 전반적 부실은 매우 뼈아픈 지적이 아닐 수 없다"며 "환경부는 이런 비판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문 대통령이 최근 정부 부처와 대면한 자리에서 '뼈 있는 언급'을 이어가고 있는데 주목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해석도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교육부 업무보고에서는 "국민과 학부모는 (교육 현장의) 공정성을 못 믿고 있다"며 "교육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데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했다.

같은 날 열린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는 "일부 일자리의 질은 높아졌을지 모르지만 좋은 일자리를 늘린다는 면에서는 성공하지 못했다"며 "내년부터는 일자리 문제에 확실히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분발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도 "성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국민이 많다. 국민의 삶이 고르게 나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이제 집권 중반기로 접어드는 시점이다. 정부 출범 초반에 있었던 업무보고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이제는 국민에게 성과로 답을 보여줄 때라는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8월 문 대통령이 고용위기 해소를 위해 경제팀에 '직을 건다는 결의로 임해달라'라고 당부한 것과 비슷한 의미"라고 부연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