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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베트남 담판' 놓고 엇갈린 전망"종전선언, 제재 완화" vs "비핵화 없이 동맹만 약화"
국제팀  |  press@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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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9년 02월 08일 (금) 05:3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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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열릴 예정인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놓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만남 자체에 의미를 둔 1차 정상회담의 한계를 넘어 실질적 성과를 끌어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지만, 종전선언과 제재완화를 포함하는 비핵화 협상의 내용을 놓고 뚜렷하게 상반된 시각을 드러냈다.

8일(현지시간) 미국 외교안보전문지인 '내셔널 인터레스트'는 홈페이지에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한반도 전문가 76명에게 회담 전망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를 게재했다.

미국 국익연구소(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앞에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낡은 각본(old playbook)을 태우길 바란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단순명료한 평화선언과 함께 종전선언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보수 성향의 카지아니스 소장은 이어 "시 주석이 베트남에 올 수 있다는 소문이 있는데,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도 초청해 (4자) 모두 서명하게 하는 게 어떠냐"며 "나아가 미국은 제재완화 패키지의 대가로 영변 핵시설을 폐쇄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당초 1차 정상회담이 '리얼리티 TV쇼'에 그칠 것이라고 혹평했지만 "내가 틀렸다"며 "북한의 새로운 시작을 찾는 데 대해서 낙관론으로 옮겼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 해군연구소(CNA)의 켄 가우스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종전선언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긍정적 조치이지만 김 위원장이 필요로 하는 경제적 혜택은 제공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우스 박사는 이어 "김 위원장의 핵심적 희망은 제재 완화"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일종의 양보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가우스 박사는 또 "김 위원장은 장기적 생존을 위해 전략적으로 사고하고 있을 것"이라며 "만일 외교를 통해 제재완화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그는 2017년보다 더 심각한 벼랑 끝 국면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 미국 트럼프대통령(右)과 북한 김정은위원장.
그는 "미국의 대북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시점"이라며 "비핵화에 대한 초점을 평화체제에 대한 강조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2차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호혜를 바탕으로 이 같은 프로세스를 시작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프랭크 엄 미국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미 실무협상의 미국 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지난달 31일 스탠퍼드 대학 연설을 거론, "비건 특별대표의 언급들에 기초할 때 1차 정상회담에 비해 이번 2차 정상회담에 대해 보다 낙관적"이라며 영변을 넘어서는 플루토늄 및 우라늄 시설 전체에 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폐기 약속 공개, '동시적·병행적' 협상 원칙 천명, 2차 정상회담 전 북미 실무협상을 통한 로드맵 마련 시도, 제재해제 관련 유연한 입장 표명, 주한미군 철수 논의 선긋기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엄 연구원은 "물론 우리는 북한에 대해서는 항상 신중해야 한다"면서도 "지난 7개월간의 협상 교착 끝에 징후들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는 이번 회담이 비핵화의 구체적 성과를 거둘지 의문이라며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북한의 핵시설 신고 및 검증 같은 구체적인 로드맵 없이 종전선언이나 주한미군 감축만 이뤄질 경우 비핵화 성과는 없이 한미동맹만 약화할 것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대북 강경론자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평화선언에 서명할 수 있지만, 이는 의미 없이 기분만 좋은 제스처"라며 "가시적 혜택은 얻지 못하고 한미동맹에 심각한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만 제거하는 딜에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한국과 일본에 동맹이 괴리될 수 있다는 공포를 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 과정에서, 혹은 방위비 분담 협상 교착상황과 맞물려 홧김에 주한미군을 감축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비핵화의 대가로 북한에 '에스크로 계좌' 형태의 경제지원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를 거론하며 "북한은 이미 어떤 경제적 지원도 미국으로부터의 안보적 우려를 보상할 수 없다고 말해왔다"며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1차 정상회담에서 모호한 공동성명과 북한의 상응 조치 없는 일방적 합동훈련 취소, 김 위원장에 대한 칭찬 등 세 가지 실수를 범했다며, 2차 정상회담을 두고 "위험은 크지만 기대치는 낮다"고 평가했다.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 특사도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 본토에 대한 ICBM 위협을 제거하는 대가로 비핵화 압박을 완화하려는 신호를 주려고 한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미국은 북한을 기쁘게 하지만 한국을 위협하는 양보를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국제사회 검증 아래 영변 핵시설을 해체하는 데 동의하고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북미 관계 정상화나 대북제재 완화 등의 성과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 향후 약속 이행을 위한 실무급 협의 지속에 대해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수미 테리 CSIS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더 큰 양보를 얻어내려고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를 약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한국과 일본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1차 회담처럼 '실속 없는' 회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마이클 그린 CSIS 부소장은 '속 빈 강정'(nothing-burger) 시나리오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한반도의 비핵화만 약속했는데도 1차 정상회담을 북핵 위협의 종말로 예고했다"고 지적했다.

그린 부소장은 "이 시나리오에서 좋은 뉴스는 북한이 더이상 도발적인 미사일과 핵 실험을 자제하리라는 것이지만, 나쁜 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주의(triumphalism)가 북한을 억제하기 위해 필요한 국제적인 제재 시스템과 군사 훈련을 약화하는 동안 북한의 역량은 계속 확대되리라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에번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 수석부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다음 정상회담이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의 종식에 더 가까워지도록 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에게 기대를 낮추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목표는 비핵화의 환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2차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실제 핵무기 프로그램은 종식하지 않으면서 이런 환상만 뒷받침하는 양보를 내놓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다가오는 정상회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서는 모두 짐작만 할 뿐"이라면서도 "지난 정상회담 이후 진전이 결여됐던 점에 비춰볼 때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이 별로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은 제재완화, 주한미군 철수 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모호한 진전의 결과를 들고 나타나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약속을 확고히 했다고 자랑할 것이다. 그러는 사이 북한은 핵무기를 계속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확산 전문가인 비핀 나랑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정치학 교수는 "외견상으로는 향상된 것처럼 보이겠지만 1차 회담과 마찬가지로 김정은은 무장을 해제하는 시늉을 하고, 트럼프는 계속 믿는 척하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의 '뒷배'인 중국에 대한 경계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미국의 동북아 전문가 고든 창 변호사는 "중국은 북한을 지원하는, 수십 년 간 지속한 정책을 갑자기 뒤집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영향력을 원하고 트럼프를 위협하기를 원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날 때 너무 많이 기대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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