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단독]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이사장 원광연)가 오는 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ETRI의 원장 후보자 3배수 인물 중 한명을 선임해야 하는데 초비상이 걸렸다.

22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후보 3인 중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이 부실학회 참여전력이 드러나 후보추천을 백지화하고 재공고해야 한다는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특히 과학기술계 종사자들은 과거 ETRI의 경우 정치권 입김 또는 청와대 낙점인물로 원장을 사전에 찍어 내렸다는 점에서, 이번만큼은 자격조건이 전문성과 연구원 육성발전을 꾀할 수 있는 인재를 선출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 ETRI 원장후보인 김명준 소프트웨어(SW)정책연구소장, 한영남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한헌수 숭실대 전자정보공학부 교수.(사진 좌로부터)

사실 과거 ETRI 원장과 상임감사는 집권여당의 몫(?)으로 정치권과 청와대 낙하산 라인으로 임명 되어온 게 사실이다.

이러다 보니 원외에서 오는 원장들은 연구원실정에 어두워 합리적인 운영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연구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그나마 연구원 내에서 선출된 인물들도 친인척이 당정청에 고위직에 연관된 인물들을 임명하다보니 연구원 간에도 자괴감에 사로잡혀 불만이 팽배하는 등 문제점이 드러났던 게 사실이다.

이런 과거를 안고 있는 ETRI는 전 원장이 KT출신으로 이 역시 낙하산 출신으로 3년 임기동안 공적에 회의가 든다는 연구원들 평가가 회자되고 있다.

더욱이 전 전 원장은 연구원출신으로 동생이 당시 검찰총장인 관계로 연임하는 바람에 그보다 능력이 특출한 이들이 일에 손이 잡히지 않았다는 솔직한 고백이 이어지고 있을 정도다.

특히 나보다 못한 이가 낙하산으로 원장에 임명될 때 느끼는 자괴감이 상당하다는 연구원들의 고백 뒤엔 정치권이나 청와대의 특혜가 주어졌다는 점에서 지양해야할 당면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3배수 추천 대상은 김명준 소프트웨어(SW)정책연구소장, 한영남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한헌수 숭실대 전자정보공학부 교수다.

이 중 가장 유력한 후보가 부실학회 참여전력이 드러나고 있어, 임명을 강행할 경우 자칫 이문제가 새로운 정치권 쟁점화로 불똥이 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현재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작금의 상황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어, 이의 결과에 벌써부터 정치권 야3당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과학기술계는 현재의 후보추천이 검증이 완벽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재공고를 통한 후보추천을 다시 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나섰다.

[미니해설] 한국의 전자통신 메카인 ETRI는 그동안 CDMA(부호분할코드접속방식)이후 이렇다 할 기술개발 실적이 없어 무늬만 국가출연연구소이지 민간연구소보다 열악한 기술개발실적 및 돈 떨어져가는 연구소로 낙인찍혀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

더욱이 한때는 연구소 잉여자금이 없어 전임 원장은 은행에 대출금을 신청해야 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을 보인 바 있다.

이렇게 된 이유가 바로 낙하산 인사가 주범이다. 경영을 방만하게 할 수밖에 없는 이들을 자리에 앉히다보니 연구원이 제대로 운영될 리가 만무다.

고령의 유휴인력은 넘쳐나고, 돈이 없어 유능한 인재는 외면하고, 연구개발은 원장 바뀔 때 마다 백지화되는 환경에서 ETRI는 동네 전파상으로 추락하는 모양새다.

“산천은 의구한데 인재는 간데없다”는 야은 길재의 한탄이 현재 ETRI 의 현주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