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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륨 높이는 볼턴... '빅딜' 기조 재확인볼턴 전면등판-조용한 폼페이오…국면따라 바통터치 다시 이뤄질수도
국제팀  |  press@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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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9년 03월 11일 (월) 07: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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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하노이 핵담판' 결렬 이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전면에 내세워 연일 대북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문 채택 없이 끝난 뒤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 포착 등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북한이 껄끄러워하는 인물인 '슈퍼 매파' 볼턴 보좌관을 그 '입'으로 등판시킨 것 자체가 전략적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포스트 하노이' 국면에서 대화와 제재 유지라는 강온 전략을 병행하며 장기전에 대비하는데 있어 볼턴 보좌관이 나서는 게 주효할 것이라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10일(현지시간) 볼턴 보좌관은 ABC방송과 폭스뉴스 인터뷰에 등장했다.

그가 인터뷰를 통해 선명하게 밝힌 대북 협상 원칙은 트럼프 대통령은 3차 북미 정상회담을 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과 이를 위해서는 하노이 회담 때 제시한 '빅딜'을 북한이 논의할 자세가 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 결렬에도 불구, 여전히 최고 의사결정자의 '통 큰 결단'에 의존하는 '톱다운 방식'을 고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개인적 관계에 자신 있어 한다. 그는 이러한 관계를 구축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는 볼턴 보좌관의 이날 발언도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두 사람 간의 '각별한 케미'를 토대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설득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재개한다면 매우 실망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북한, 그리고 김 위원장과 나의 관계는 매우 좋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북한이 돌아가 그들의 입장에 대해 재고한 뒤 다시 돌아와 '빅 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이야기하는 건 가능하다"며 완전한 비핵화와 전면적 재제 해제 등 보상을 주고받는 빅딜 원칙을 못박았다. 그는 3차 북미 정상회담 시기에 대해서도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가야 할지 모른다"고 했다.

톱다운 협상의 문은 여전히 열려 있지만, 그 테이블이 본격 가동되기 위해서는 빅딜에 대한 전향적 재고가 있어야 한다며 '영변 플러스알파(+α)'로 대변되는 북측의 과감한 비핵화 결단을 거듭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볼턴 보좌관의 발언은 초기의 '빅뱅식 일괄타결론'을 천명하다 한발씩 후퇴, 이번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단계적 해법'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듯했던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그 좌표를 빅딜에 따른 일괄타결 방침으로 원점 회귀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유턴'에는 단계적 접근법을 고수하다 실패한 전임 행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학습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볼턴 보좌관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들의 실수를 되풀이하기로 결심했다. 그 실수 중 하나는 북한의 '행동 대 행동' 술책에 속아 넘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설익은 성과물과 시간에 쫓겨 '배드 딜(Bad deal·나쁜 합의)'을 도출하기보다는 '옳은 합의'를 끝까지 고수, '옳은 합의'를 당장 얻지 못할 바에야 '실패'라는 반대파의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차라리 '노딜'(No deal)을 택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포스트 하노이' 국면에서 일괄타결 원칙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것은 지난 8일 "미 행정부 인사 어느 누구도 단계적 접근법을 지지하는 사람이 없다"는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의 브리핑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이는 지난 1월 31일 '스티븐 비건-김혁철 라인' 간 북미 실무협상이 본격 가동되기 직전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동시적·병행적 기조'를 밝히고 '핵 신고를 일정 시점에 하도록 한다'며 사실상 단계적 접근법을 수용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과는 괴리가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러한 기류를 놓고 AFP통신도 지난 8일 트럼프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의 비핵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교 소식통은 "2차 북미 정상회담 전 이어졌던 일련의 실무협상 과정에서 간극이 좁혀지지 않은 상황이 미국의 협상 기조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임 행정부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겠다며 장기전을 기정사실화한 미국의 기조에는 대북제재라는 강력한 무기를 버리지 않는 한 "시간은 우리 편"이라는 자신감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볼턴 보좌관이 "장기적으로 볼 때 시간은 핵 확산자의 편이었다는 게 역사적 교훈이지만 지금은 제재로 인한 경제적 지렛대가 북한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지렛대는 북한이 아니라 우리 쪽에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실험 재개 가능성과 관련, 발언 수위를 조절하며 확전을 피하면서도 '북한의 모든 활동을 알고 있다'는 식으로 경고장도 연일 내보내고 있다. 볼턴 보좌관도 이날 "우리는 북한이 뭘 하는지 정확히 보고 있다"며 눈도 한번 깜박이지 않는다는 표현(unblinkingly)까지 써가며 경고의 메시지를 내보냈다.

향후 북한의 대응 등 포스트 하노이 국면의 전개 양상에 따라 미국의 강온 병행 수위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장 볼턴이 전면에 재등판하고 협상 총괄역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잠시 후방으로 빠진듯한 분위기 속에 로키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후 상황에 따라 다시 바통터치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일괄타결론에 대한 반론도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6자 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날 '더힐' 기고문에서 "제재는, 유엔 제재의 경우조차도 북한이 추가 비핵화 조치를 망설인다면 다시 부과될 수 있다. 북한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 카드를 수용, 비핵화 절차가 계속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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