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올 2분기 실적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업황 바닥론'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20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TSMC는 최근 발표한 실적 전망 자료에서 올 2분기 매출이 75억5천만∼76억5천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는 다소 줄어들겠지만 전분기보다는 최대 7.8%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영업이익률도 31∼33%를 기록하면서 전분기(29.4%)보다 소폭 상승하며 30%대로 복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TSMC의 올 1분기 매출은 71억달러(8조691억원)로 전분기보다 무려 24.5%나 줄었으며, 순이익도 40% 가까이 감소한 바 있다.

로라 호(何麗梅)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들어서도 여전히 경기 요인과 모바일 제품의 비수기 영향이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최근 수요가 살아나면서 업황 사이클이 바닥을 지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TSMC는 올초 규격에 맞지 않은 화학물질이 생산라인에서 사용되는 바람에 불량 웨이퍼가 발생하면서 가동 차질이 발생한 바 있어 2분기 실적 회복은 예상보다 빠른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TSMC의 실적 전망만으로 글로벌 반도체 경기를 판단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지만 대체로 '바닥'에 근접했다는 진단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달 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도 이런 업황 분석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말부터 급락세가 이어지던 낸드플래시 메모리 가격이 최근 하락폭이 다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난 것도 '바닥론'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편, 대만 언론들은 지난 18일 동부 화롄(花蓮)에서 발생한 규모 6.1의 강진으로 TSMC가 입주한 신주(新竹)과학단지 등 3대 산업단지의 가동 차질은 없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