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단독]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배경을 두고 한미 당국이나 주변 국가들의 반응은 조금씩 온도차가 있다. 하지만 결국 북한이 미국에 보내는 ‘불만의 경고메시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당분간 북한 김정은의 도발행위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분명하게 오판이었다.이를 간파한 김정은이 무력시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대북제재를 풀지 않을 경우 선 비핵화는 없다”는 김정은 태도에 트럼프행정부는 과거로 돌아가 대북정책을 되 짚어봐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셈이다.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대북문제에 관해선 당초부터 강력한 제재와 군사력 동원을 주장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볼턴은 김정은이 비핵화 간판을 내걸고 시간만 질질 끌면서 ‘치킨게임’으로 몰아갈 것이란 점을 익히 알고 있었다.

▲ 북한의 발사체 도발로 미국은 더욱 강력한 대북제재 명분을 얻게 됐다.

특히그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부자 세습으로 정권을 통치해 오면서 핵개발에 따른 강력한 의지가 할아버지-아버지로 이어지는 유언으로 각인되어 있다는 공산주의 정신을 터득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북제재를 강력하게 주장했던 터다.

마치 주제를 되풀이하며 부르는 론도(rondo)형태의 김정은 비핵화 앵무새 발언 뒤엔, 철저한 선 보상주의로 무장한 채 핵보유국 인정을 향해 줄달음질 했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문재인정부의 대북완화정책과 맞물려 김정은의 대북제재 완화는 남북경제교류 및 개성공단 재개와 금강산 관광, 남북이산가족 찾기 등을 볼모(?)로 그동안 볼턴의 강력한 대북 선제타격을 약화하는 조미료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북한 김정은이 돌연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배경은 두 가지 측면에서 보면 이해가 간다.

첫 번째 김정은의 행보는 중국 시진핑 주석을 외면한 채 단독행동을 할 수 없다고 본다. 따라서 이번 발사체 발사 도발도 북중 간의 철저한 계산속에서 진행된 시나리오다. 즉 대북 제재를 풀어달라는 의도적인 제스처다.

시진핑도 미중 간의 무역마찰 등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반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김정은을 통한 무력시위를 은근히 불을 지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 번째는 북한경제가 미국과 유엔의 대북제제 강화로 또 다시 식량부족 등 고난의 행군시절로 어려운 시기가 엄습하고 있다는 것을 김정은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본인 스스로가 뭔가 자구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절박감에 발사체 발사를 한 의미로도 여겨진다.

문제는 김정은이 북미회담을 무력으로 먼저 시위를 했다는 사실이다. 미국입장에서 볼 때는 ‘땡큐’다. 김정은의 탄도체 발사는 북미회담을 깨는 자충수를 둔 셈이다.

어찌보면 북 비핵화에 해결점을 찾지 못했던 차에 북한이 스스로 싸움을 걸어왔다는 점이 미국정부로서는 경우의 수를 찾는 계기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강경대응의 길이 개척된 셈이다.

미국은 북한이 먼저 도발을 한 자체에 무게 비중을 둘 것이라는 점은 한국정부도 의식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한국정부는 당초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사실에 발 빠르게 ‘발사체’라고 정정 보도한 것만 봐도 미국이 계산하고 있는 북한 도발 결과에 우려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쉽게 말하면 단돈 천원짜리 빵을 훔쳐도 분명한 절도라는 '미국식 해석'이 불러올 향후 후유증 파장이 클 것이란 점이다.

북한의 비핵화를 둘러싸고 한미, 한중 모두 지도자가 차기정권을 둘러싼 국내문제에 예민한 정치적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것은 전 세계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트럼프는 이번 북한의 발사체 도발로 미국 내 여론이 악화되고 있고, 한국도 대북제재에 온화한 모습으로 대하다가 결국 야당의 '좌파정권'이라는 국민들 인식을 재차 부각시켰다는 점은 악재임에 틀림없다.

중국도 시진핑의 장기집권 독재와 관련 세계적인 인권말살국가인 북한 편들기에 자국 내 지식층과 대만까지도 우려를 표하고 나선 상황이다. 시진핑도 권력의 권좌에서 물러날 가능성을 두려워하고 있는 게 보인다는 점이다.

북한 김정은도 북한주민 대부분이 한국사정을 어느 정도 귀동냥으로 익히 알고 있어 언제 민중봉기가 일어날지 모른다는 점에서 더더욱 핵무기 보유국으로의 인정을 포기할 수 없을 것이란 해석이다.

그러나 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미국의 대북정책 방향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던 실패하던 미국정책의 기조는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은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정권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이상 김정은의 잔머리 싸움에 트럼프행정부도 종지부를 찍는 해결책을 펼칠 것이란 점이다.

볼턴이 주장하는 대북제재 강화와 선제적 타격은 이제 쯤 그가 강경파가 아니라 자국보호의 단계적인 조치를 하겠다는 뜻으로 전략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볼턴의 선제타격은 핵무기이지 무고한 시민을 타격하겠다는 아니란 점이다. 뒤집어 보면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핵위협을 받는다면 분명하게 선제타격 하겠다는 논리를 갖게 된 것이다.

여기서 되돌아봐야 할 중요한 게 있다. 만일 북한이 남한을 공격했을 때 미국이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친북성향을 보였다면 과연 미국정부가 나설지가 의문이다. 그때 가서 한미우방 운운한다면 과연 미국국민들이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떨지는 불 보듯 하다. 그 것이 변한 미국사회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정부도 이젠 사세판단을 잘 해야 할 때라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잇따르고 있다.

북한 돕기에 우선하기보다는 자국민 민생고에 시달리는 현실에 먼저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런 모습이 미국이 바라보는 한국의 친북성향 오해를 비켜가는 지혜라는 점이다.

미국이 바라보는 북한의 비핵화는 이미 물 건너갔다고 볼 수 있다.

미국식 외교는 속 다르고 겉 다른 철저한 이윤 챙기기란 점이다. 한국정부도 마진 남는 장사를 하려면 철저하게 주판알을 튕겨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