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사태와 관련해 청와대로 30대 기업 총수를 불러 간담회를 연 것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10일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구두논평으로 "민주당은 '전례 없는 비상상황'이라는 문 대통령의 상황 인식과 판단을 깊이 공유하고 있다"며 "오늘 간담회를 계기로 정부와 기업이 더욱 소통·협력하는 과정에 전폭적 지원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안으로는 산업 보호와 육성, 밖으로는 사태의 외교적 해결을 목표로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에서 "문재인 정권은 집권하자마자 기업 옥죄기, 반기업 정책, 친노조 일관으로 달려왔다"며 "소득주도 성장으로 경제 폭망을 자초하고,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설상가상 일본의 수출규제조치까지 짊어진 기업들을 볼 면목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대변인은 "우리 정부가 이미 예견됐던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들에 대해 예방조치도, 대비태세도, 위기관리도, 향후 대안도 전무한 상황"이라며 "집권 세력 일각에서 반일감정 부추기기에 활용하고 심지어 선거 전략화하려는 시도는 후안무치하며 국가의 미래를 붕괴시키는 저열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논평에서 "난데없이 튀긴 불똥으로 비상 대책 마련에 바쁜 기업인들을 불러다 놓고, '쇼통의 병풍'으로 이용하는 문 대통령은 '나 홀로 한가한' 사람"이라며 "추상적, 원론적 대안만 쏟아낸 '무대책의 절정판'인 간담회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무능 정권'답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우리나라가 우왕좌왕하는 사이 일본은 한일 갈등을 대북제재를 연결 지으려는 모략까지 펼치고 있다"며 "아베 총리를 조속히 만나, 당면한 한일 갈등을 풀기 위해 담판을 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평화당 김재두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적절한 시기에 간담회를 가졌다고 평가한다"며 "그동안 산업 정책을 내팽개친 정부, 중소 부품업체 육성에 소홀했던 재벌 대기업이 각성하고 지금의 위기를 전화위복 삼아 기술 자립에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예산은 기술자립국가 목표를 이루는 데 최대 중점을 둬야 한다"며 "문 대통령은 조속히 야당과도 회동해 지혜를 모을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30대 기업 총수를 긴급하게 만나 비상상황을 강조했고, 평시에는 모이기도 힘든 이들이 순식간에 모였다"며 "그만큼이나 상황이 절박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수출규제 대응을 위한) 대통령-여야 5당 대표 회동에 거절의 뜻을 밝혔다고 한다. 황 대표는 이 일이 남의 나라 일로 보이는가"라며 "필요하다면 한국당을 빼고서라도 대통령과 정당 대표 간 회동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