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의 2분기 실적 발표(어닝 시즌)가 중반으로 치닫는 가운데 지금까지 실적을 공시한 기업의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평균 40% 가까이 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장 전망치가 집계되는 주요 기업 4곳 중 1곳꼴로 '어닝 쇼크'(실적 부진 충격)를 냈다.

3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125곳(삼성전자는 이날 발표한 확정실적 기준)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총 22조3천14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들 기업의 작년 1분기 영업이익(36조5천507억원)보다 38.9% 감소한 수준이다.

전자, 화학 등 주력 수출산업이 1분기에 이어 여전히 부진했다.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침체 등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6조5천971억원에 그쳐 작년 동기(14조8천690억원)보다 55.6%나 감소했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도 6천376억원으로 작년 동기(5조5천739억원)보다 88.9%나 줄었다.

또 LG화학[051910]은 2분기 영업이익이 2천675억원으로 62.0% 감소했고 SK이노베이션(4천976억원)은 41.6% 줄었다.

LG디스플레이는 글로벌 패널 수요 감소로 2분기에 3천68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작년 동기(영업손실 2천281억원)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S-Oil(에쓰오일)은 작년 2분기 영업이익이 4천26억원이었으나 올해 2분기에는 905억원의 영업 적자를 냈다.

다만 현대차는 2분기 영업이익이 1조2천37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0.2% 늘었고 기아차(5천336억원)도 51.4% 증가했다. HDC현대산업개발(96.4%), 대림산업(32.3%), 현대건설(11.0%) 등 주요 건설사의 이익도 늘었다.

적잖은 상장기업의 2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와 비교해도 부진했다.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전망치가 있는 75개사 중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컨센서스)에 10% 이상 미달한 '어닝 쇼크'(적자 확대·적자 전환 포함) 기업은 18곳(24%)에 달했다.

예를 들어 LG화학의 경우 실제로 발표한 영업이익(2천675억원)이 시장 기대치(3천556억원)보다 24.8% 적었다

LG전자의 영업이익도 6천523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보다 16.2% 적었고 삼성전기(1천452억원)와 NAVER(1천283억원)도 시장 기대치에 각각 21.5%, 21.6% 미달했다.

LG디스플레이는 시장이 예상한 영업손실 규모는 2천846억원이었지만 실제 영업적자액은 이보다 29.6% 많은 3천687억원에 달했다.

다만 그동안 시장 기대치가 크게 낮아진 탓에 영업이익이 기대치보다 10% 이상 많게 나온 '어닝 서프라이즈'(적자 축소·흑자 전환 포함) 기업도 23곳(30.7%)에 달했다.

LG이노텍과 SK이노베이션의 실제 영업이익은 기대치를 각각 133.8%, 39.9% 웃돌았다.

기아차와 현대모비스, 두산인프라코어도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각각 16.2%, 12.9%, 15.8% 초과해 '어닝 서프라이즈' 명단에 올랐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협상 장기화와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국내 기업의 실적 부진이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의 합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조1천억원 수준에서 안정되는 모습이지만 시장 전체의 3분기 영업이익 기대치는 하향 조정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수출 부진에 미중 무역협상의 불확실성까지 겹쳐 당분간 기업 실적은 더욱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도 "2분기 실적은 참담한 수준으로,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이익 감소의 충격이 큰 데다 교역환경의 개선 시점을 낙관하기도 쉽지 않아 실적 회복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