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시작부터 여야 간 전면전 양상으로 치달았다.

6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오전 10시 청문회 시작을 알리는 공이 울리기 무섭게 충돌했다.

조 후보자의 모두발언을 듣느냐 마느냐 등을 놓고 초반부터 여야 간사 간 기 싸움이 이어지면서 청문회는 한동안 헛돌았다.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라는 식의 모두발언은 듣고 싶지 않다. 질의와 답변을 통해 본인이 해명하면 될 일"이라며 "모두발언은 서면으로 대체하고 발로 질의·답변으로 들어가자"고 주장했다.

그러자 민주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후보자에게 모욕이나 질책을 주는 행동은 하지 말자"며 "청문회 절차상 모두발언은 하게 돼 있다"고 맞섰다.

한국당 소속인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의 중재로 조 후보자의 모두발언이 진행된 이후에도 여야 청문위원들은 앞다퉈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하며 어지러운 상황이 계속됐다.

민주당 표창원 의원의 첫 질의를 시작으로 여야 공방이 불을 뿜었다.

민주당은 조 후보자 엄호에 나서는 한편 조 후보자 의혹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를 하는 검찰에 거듭 견제구를 날렸다.

표 의원은 "국회의 고유 권한인 인사청문회가 검찰에 강탈당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후보자 가족에게 망신을 주고 흠집을 내 인사청문회 전에 후보자를 사임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종민 의원은 조 후보자 딸의 동양대 표창장이 위조됐다는 야권의 의혹 제기에 "최성해 동양대 총장 명의로 일련번호가 다른 표창장이 수십 장 나간 것으로 확인했다"고 반박하고는 "고려대학교 학생이 유학하든 대학원을 가든 동양대 표창이 솔직히 뭐가 필요하겠느냐"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어 "(청문위원으로 나온) 한국당 주광덕·김진태 의원은 조 후보자를 고발한 사람들"이라며 "유죄를 예단하고 단죄하려는 질의로 어떻게 사실을 밝힐 수 있겠느냐"며 퇴장을 요구하기도 했다.

같은 당 백혜련 의원은 "후보자 가족에 대한 많은 뉴스가 생산됐는데 그 중 많은 부분은 가짜뉴스로 밝혀졌다. 많은 국민들이 그 뉴스가 진짜인지 아닌지 잘 모르고 있는 부분이 많다"며 '팩트 체크'에 나서기도 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도 조 후보자 엄호에 가세하면서도 조 후보자 수사를 둘러싼 청와대와 검찰의 갈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 의원은 "지금도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이 돼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 "'조국 의문'에 대해 청와대와 총리, 장관, 검찰이 싸우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국당은 조 후보자 부부와 최성해 동양대 총장의 통화 사실을 비롯한 새로운 의혹들을 중심으로 조 후보자에 파상공세를 가했다.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조 후보자는 간담회에서 의혹이 생기기 때문에 해당 관계자와 통화하지 못한다고 해놓고 뒷구멍으로 의심스러운 통화를 했다"며 "위증 교사·증거인멸 혐의가 있는 사람이 대한민국 법무부 장관 후보 좌석에 앉아 있는 장면을 목도하고 있다. 조 후보자 가족은 '거짓 패밀리'"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주광덕 의원은 "후보자 딸의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에 기재된 서울대 법대와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활동 이력은 허위로 밝혀졌다"며 "딸이 받았다는 동양대 총장 표창장은 위조됐다는 것이 거의 확실시 된다"라고도 주장했다.

같은 당 김진태 의원은 "부부가 돌아가며 동양대 총장과 통화했는데 조 후보자는 '그렇게 해주면 안 되겠냐, 그래야 총장님도 살고 정 교수(조 후보자 부인)도 산다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추궁했다.

이어 자신의 퇴장을 요구한 민주당을 향해서는 "피의자(조 후보자)는 앉혀 놓고 고발한 사람을 나가라는 것은 적반하장"이라며 반발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