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광 원자력발전기 3호기 제어봉 관련 설비에 균열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원전은 지난달 18일부터 연례 계획예방정비 작업에 들어가 가동이 중단된 상태로 오는 24일 발전을 재개할 예정이었다. 

9일 한국수력원자력은 "동계 가동을 위해 영광 3호기 예방정비를 하던 중 지난 3일 오후 5시께 원자로 관통관에 미세 균열이 있는 것이 발견됐다"며 "상세한 결함평가와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통관이란 원전 핵분열 정도를 조절하는 핵심 설비인 제어봉이 원자로에 제대로 들어갈 수 있도록 자리를 잡아주는 대롱 모양 부품이다.

지금까지 관통관 84개 가운데 6개에서 미세 균열 등 부분 결함이 발견 됐다는 것.

만약 관통관이 파열된 상태로 운영된다면 고온ㆍ고압 물이 관 안으로 유입돼 제어봉이 제대로 삽입되지 않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관통관 파열로 원자로 안 방사능 물질이 노출될 최악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그러나 전문가들은 "예방정비 작업 중 발견됐기 때문에 용접 등 응급조치를 한다면 당장 안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다만 서균열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파열되기 전 결함이라면 용접이 가능하다"면서도 "이게 영구 처방은 아니기 때문에 균열 정도에 따라 관통관을 교체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가짜 부품` 사용으로 영광 5ㆍ6호기 가동이 중단된 상태에서 100만㎾급 3호기 가동 재개가 늦어진다면 동계 전력 수급에 막대한 차질이 우려된다.

한수원 관계자는 "결함이 발견된 관통관을 교체할지 혹은 용접처리할지 판단하고 있다"며 "현재 상세한 결함 원인과 정비방법을 제작사ㆍ전문업체와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광 3호기 정비가 연말까지 마무리되지 못하고, 엉터리 부품 사용으로 중단된 영광 5ㆍ6호기 가동도 늦어지면 내년 1~2월 블랙아웃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느느 것.

한편 한수원이 영광원전 5ㆍ6호기에 품질보증서가 위조된 부품이 공급된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한수원은 "지적받은 사항은 품질검증서 위조와 관련 없는 사항"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