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국회 운영위원회의 지난 1일 청와대 국정감사 파행이 청와대 인사들의 '무지·오만함'에서 비롯됐다고 규정하고 강기정 정무수석의 해임과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야당은 특히 운영위 국감 파행의 원인을 당시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종이를 흔들면서 큰소리로 항의한 강기정 수석에게 돌리면서 공세를 퍼부었다.

4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인 한국당 이종배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회의 시작 직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지난 운영위 국감에서의 강 수석 태도는 국회를 무시하고 나아가 국민을 무시하는 태도였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간사인 지상욱 의원도 "정쟁을 유도하려는 것이 아니지만 예결위 간사로서 유감을 표시한다"며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을 이렇게 취급하는 태도에 청와대에 사과를 요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당 유승민 의원은 앞서 오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비상회의에서 "오만하고 무식한 청와대가 운영위원회 회의장에서 국민이 대표인 국회를 상대로 일부러 싸움을 거는 모습을 보면서 '저게 국정을 책임지는 그런 집단이냐'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정무수석을 당장 해임하고, 국회에 대해 사과하셔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함께 회의 중이던 운영위 소속 오신환 원내대표를 향해 "만약 (대통령이) 사과하지 않는다면 절대 청와대 인사들과 접촉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부탁을 드린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야당은 또 국감장에서 정의용 안보실장, 이호승 경제수석 등이 현안 질문에 즉답을 하지 못한 것을 거론하면서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 핵심 인사들의 상황 인식과 오만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정 안보실장이 북한의 방사포 도발에 대해 '장례 마치고 했다', '우리도 미사일 시험 발사한다'고 답한 데 대해 "북한 대변인이나 할 망발"이라고 쏘아붙였다.

황 대표는 "경제가 1% 성장률을 걱정할 정도로 망가졌지만, 경제수장인 경제부총리의 존재감을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고, 교육 담당 부총리는 대통령이 대입제도 정책을 뒤엎는데 그걸 까맣게 몰랐다"며 "이 정부 어느 정관 하나 제 역할을 하는 사람이 없고, 청와대가 친 사고 뒷수습하기 바쁜 게 내각의 실상"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당 북핵외교안보특별위원회도 성명을 통해 "안보 콘트롤타워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마치 '대북외교실장'인 것처럼 북한의 입맛에 맞는 후안무치한 발언만 내놓고 있다"며 "국가안보를 대북외교에 양보하면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생명이 위태로워진다"고 주장했다.

북핵외교안보특위는 문 대통령에게 정 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안보라인 인사들을 즉각 파면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