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4·15 총선 서울 강서갑 공천을 두고 벌어진 '조국 선거' 논란을 조기에 정리하는 수순에 돌입했다.

다만, 당내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에 기권표를 던지고 이번 국면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거론한 금태섭 의원이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 등 여진과 논란은 계속되는 모습이다.

21일 당은 현역 금태섭 의원의 지역구인 강서갑 추가공모를 신청한 김남국 변호사를 다른 지역구로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날 오후 열리는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서 결론을 낼 전망이다.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정리의 방법은 당에서 잘 연구를 했을 것이고 본인들과도 상의가 있었으리라 생각한다"며 "이렇게까지 갈 일은 아니었다. 빠른 시일 내가 아니라 빠른 시간 안에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서 "두 좋은 자원이 충돌하는 것은 당의 입장에서 전략상 안 된다. 조금 떼어놓아서 미래통합당과 싸울 수 있게끔 판을 맞춰주는 게 당 지도부가 해야 할 일"이라며 "김 변호사가 파이팅이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적절한 데로 옮겨서 통합당을 상대로 잘 싸울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다른 지역 전략공천을 받을 것이냐고 묻는 분이 많다. 상황만 달라졌을 뿐 제가 선택하는 기준은 똑같다"며 "통합당을 심판해야 한다.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실천적인 정치를 확대하고, 민주당을 포함한 민주진보진영 개혁세력이 총선에서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하겠다"고 썼다.

이처럼 김 변호사가 '지역구 이동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은 아니어서, 공관위 결정이 내려진다면 조율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쓴소리를 내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처리 당시 기권표를 던져 핵심 지지층에게 '미운털'이 박힌 금 의원과 관련해서도 일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지도부 일각에서는 금 의원이 당원과 지지자들을 상대로 사과의 뜻을 담은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다. 다만, 이런 내용이 회의에서 공식적으로 논의되지는 않았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당의 조기 정리 돌입에도 강서갑 공천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는 중이다.

강서갑 출마 의사를 밝힌 강선우 후보는 페이스북 글에서 금 의원을 겨냥해 "당의 뜻이 결정됐을 때는 거기에 따르는 게 당인의 자세이자 조직인의 기본이다. 부적절한 태도와 선택에 대한 사과도 없어 상처받은 당원들은 이제 무시까지 당했다는 느낌"이라고 말했고, 일부 지지자들도 SNS를 통해 경선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금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는 민주당 지도부 일각의 목소리에 대해 "헌법이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를 해치는 것"이라며 "명색이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정당에서 의원에게 그 절반의 양심도 허락을 못 하겠다는 것을 말이라고 하느냐"고 비난했다.

민주당 공관위는 이날 강서갑 논란 정리와 함께 추가공모와 전략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복수 후보 신청 지역을 심사할 예정이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최고위 후 기자들에게 "오늘 남아있는 지역을 심의해 (추가 경선지역 확정이) 조금 될 것"이라며 "영입인재는 지역을 정하지 않고 추가공모를 한 상태"라고 말했다.

현역 의원 지역 중에는 서울 강남을, 광진갑, 동대문을, 송파병, 경기 부천 소사, 시흥을, 충남 천안병, 충북 청주 서원 등이 아직 경선 등 결론이 나지 않았다.

공관위는 이들 지역 중 일부에 대해 전략지역 지정 요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경기 의왕·과천 신창현 의원과 고양을 정재호 의원에 이어 '컷오프'(공천배제)를 당하는 현역 의원이 추가로 나올 전망이다.

특히 지도부나 공관위원의 지역, 선거구 조정 예상 지역 등이 아닌 천안병, 청주 서원 등에 대한 판단이 당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청주 서원 오제세 의원의 경우 '컷오프'가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으나 오 의원은 당의 이런 기류에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