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의 수도권 공천이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내면서 공천 탈락자들의 반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재심 청구뿐 아니라 신당 창당 움직임까지 일면서 통합당 지역구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활동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유한국당의 공관위를 거의 그대로 계승한 공관위 심사 결과를 놓고 새로운보수당 출신 인사들이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경우 통합 당시부터 내연한 양측간 갈등이 수면위로 터져나올 수 있어 주목된다.

24일 새보수당 출신의 정문헌 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황교안 대표의 서울 종로 단수후보 추천 결정에 "비민주적인 공천 과정에 깊은 유감"이라며 경선을 요구했다.

정 전 의원은 "통합된 정당의 공관위가 애초부터 '통합정신'과 '민주적 절차'라는 원칙을 갖고 있었던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했다.

새보수당 출신으로는 현재까지 서울 서초갑이 지역구인 3선의 이혜훈 의원이 컷오프된 상황이다.

이 의원 컷오프에 앞서 새보수당 출신 유승민 의원이 김형오 공관위원장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가 언론에 노출돼 한 차례 갈등을 예고하기도 했다.

유 의원은 당시 메시지에서 "이언주나 새보수당이나 통합은 마찬가지인데 이언주는 험지인 경기광명을 피해서 부산으로 단수공천 받고, 이혜훈은 컷오프, 지상욱, 민현주는 수도권 경선, 하태경은 경선…이런 결과가 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라고 주장했다.

직후 당 지도부가 나서 "우리의 분열을 손꼽아 기다리는 세력이 있다"며 서둘러 논란 차단에 나섰지만, 이후 공천 과정이 본격화하면 양측간 갈등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전선은 비단 통합 이전 세력들 사이에서만 형성된 것이 아니다. 옛 자유한국당 내부의 복잡한 사정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서울 구로을 공천을 신청한 강요식 예비후보는 김용태 의원 전략공천에 반발, "지역기반을 10년 넘게 다진 3전 4기의 도전자를 배제하고 '당 분열주의자'(김용태 의원을 지칭)를 끌어들인 것은 명백한 사천(私薦)"이라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은재 의원은 자신의 지역인 강남병이 우선추천(전략공천) 지역으로 발표되자 전날인 23일 억울함을 호소하며 재심 청구 입장을 밝혔다.

당내에선 수도권 일부 지역에 대한 공천만 발표된 상황에서 반발이 불거지면서 향후 대폭 물갈이가 예상되는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 지역 공천이 발표될 경우 반발이 더욱 커질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미 앞서 불출마를 선언한 정종섭 의원과 전원책 변호사의 얼굴이 들어간 '한국경제당' 홍보물이 돌고 있다. 이들은 직접적인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으나 보수 신당 창당 움직임이 현실화될 경우 보수 지지기반이 분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통합당 공관위는 당초 TK지역 면접심사를 19일 실시하기로 했다가 면접 결과 검토를 위해 면접을 하루 미뤘으나 이후 이 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례가 급증하면서 이날까지도 면접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합당은 이 지역 면접심사를 이르면 25일부터 화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면접자들이 지역내 한 장소에 모여 공관위원들과 화상으로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다.

한편 공관위는 '낙동강 벨트' 구성과 관련해서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이언주 의원의 배치와 관련한 질문에 "빠르면 이번 주말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가 지난 20일 면접을 봤다는 점을 고려하면 1주일 이상 숙고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부산 중구·영도구에 '전략공천'을 약속받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 논란이 일었던 이언주 의원은 지난 23일 다른 신청자들과 따로 오후 늦게 비공개 면접을 봤다.

이 의원에 대한 공천 심사 결과도 홍 전 대표, 김 전 지사와 비슷한 시기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