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영남권 현역의 절반 이상을 물갈이하자 이들이 거센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공관위가 물갈이에 따른 공천 반발을 해소하지 못해 대거 무소속 출마가 현실화한다면 보수표심 분열로 이어지면서 민주당에 의석을 내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8일 통합당에 따르면 공관위는 영남권 현역 45명 가운데 총 24명(53.3%·컷오프 10명+불출마 14명)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현역은 아니지만 낙동강벨트 '빅2'라고 할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도 공천장을 받지 못했다.

김 전 지사는 이미 "공관위가 참 나쁜 결정을 내렸다"며 고향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홍 전 대표는 공천에서 탈락한 경남 양산을과 당초 출마를 희망했던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을 비롯해 대구 일부 지역까지도 무소속 출마 지역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북(TK)에서 컷오프된 현역의원들도 재심 신청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고려 중이다. TK 컷오프 현역은 강석호·박명재·곽대훈·김석기·백승주·정태옥 의원 등이다.

곽대훈(대구 달서갑) 의원은 페이스북에 "달서갑 공천이 '막장공천'이었고 밀실에서 이뤄진 사천이라는 것을 반드시 증명해 보이겠다"며 "공관위원장이 감투를 쓰더니 측근들에게 한자리씩 나눠주듯 '사천'에 집중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곽 의원은 "일단 재심 신청을 했으니 결과를 지켜본 뒤, 안 받아들여지면 무소속 출마도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며 "달서갑에 공천된 이두아 전 의원은 그간 지역 활동도 하지 않았다. '올드보이' 전직 의원이 어떻게 참신한 새 인물이란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승주(구미갑) 의원은 "구미 시민들이 정치적 선택 권리를 배제당했다는 분노를 느끼고 있다"며 "여러 사람들과 논의 중인데 시민에게 직접 심판을 받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다"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태옥(대구 북구갑)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저 대신 양금희 후보가 단수 공천을 받았는데, 양 후보는 연동형비례대표제에 찬성했고 심지어 '심상정 대통령 만들기'에 공을 들인 경력도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울산·경남(PK) 지역에서 컷오프된 김한표(경남 거제) 의원도 공관위의 결정에 반발해 재심 신청을 했다.

김 의원은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지역구 활동도 손해를 보면서 당을 위해 헌신했는데 이렇게 내팽개쳐도 되는가"라며 "일단 재심 신청 결과를 보겠다. 무소속 출마까지는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에선 경선에 오른 예비후보의 자격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부산 수영구에서 경선을 치르는 권성주 예비후보의 경우 2007년 2월과 4월 각각 음주운전과 무면허 음주운전으로 벌금 200만원과 300만원에 처한 경력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총선기획단에서 2003년 이후 음주운전으로 3회 이상 적발됐거나 뺑소니·무면허 운전 등으로 물의를 빚은 경우 부적격 처리한다는 방침이 있었는데, 공관위의 결정은 이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