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의 합당으로 유일하게 남은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의 운명에 이목이 쏠린다.

한국당은 이미 모(母)정당인 미래통합당과의 합당을 공식화한 상태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8일 선출 직후 합당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밝혔고, 한국당 원유철 대표는 12일  "합당은 반드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합당의 방법과 시기다. 한국당은 특히 합당 시기를 못박지 않아 의구심을 더하고 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말하는 "딴 주머니"를 차려고 합당을 하지 않으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원 대표는 그러나 "단 1초도 국고보조금이나 상임위원장 확보에 대한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대신 비례 위성정당 탄생 배경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폐지하자면서 '여야 2+2 회담' 개최를 촉구했지만, 이를 합당의 전제 조건으로 걸지는 않겠다고 했다.

합당은 '형제정당'끼리의 문제, 준연동형 비례제(연비제) 폐기는 여야의 문제라는 게 한국당 논리다. 총선 이후 연비제를 없애겠다고 했던 공약을 이행하고, 통합당과의 합당은 이와 별개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시민당과 합당한 민주당은 통합당과 한국당도 합쳐야 한다고 압박하는 한편, 연비제 보완책을 찾는 데 골몰하고 있다.

'비례성 강화'를 위해 연비제를 도입했지만, 두 거대 정당이 위성정당을 만들게 되면서 애초 의도와 정반대의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이인영 전 원내대표는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위성정당이 창당되는 과정에서 우리가 좀 민망하고 겸연쩍은 상황이 됐던 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다만 개정 방향에 대해선 시간을 두고 고민하겠다는 입장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현행법으로는 표의 비례성 강화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에 개정이 불가피하다"며 "시간적 여유가 있는 이슈인 만큼 21대 국회에서 찬찬히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