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대권주자들의 전대 출마 움직임과 관련해 "지금 저희 당헌 정신을 잘 돌이켜봐야 한다"며 "당권과 대권에 대한 명확한 분리를 왜 하게 됐는지를 보면서 판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

9일 홍 의원은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과거에 보면 저희가 당권과 대권을 같이 가지고 있음으로써 줄세우기라든가, 사당화의 시비, 대선 경선의 불공정 시비 때문에 당이 굉장히 많은 갈등을 겪은 적이 많다"고 우려했다.

이어 "민주적 정당에서는 누구다 당대표에 출마할 수 있다"면서도 "다른 대권주자들도 많이 있어 대선 경선 과정에서 많은 진통이 예상되는데 한 사람이 1년 중에 7개월 동안 당대표와 대선후보를 사실상 함께 하는 이런 상황에 대해서 다른 대선후보들이 흔쾌히 동의가 되겠나"라고 지적했다.

또한 "제가 듣기로는 김부겸 전 의원의 경우 대권주자는 당권에 나서면 안 된다는 입장을 갖고 있었다"며 "그런데 한 분이 출마의 뜻을 굽히지 않으니까, 그러면 나도 이걸 불가피하게 나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 때문에 두 명의 대권주자가 저희 당대표 선거에 지금 나서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다른 차기 대권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 등과의 잇단 만남과 관련해 '연합을 구축하려는 것이냐'는 해석에 대해선 "(제가) 당대표 도전을 결심한 입장으로써 다른 대권주자들의 현재 상황에 대한 문제 인식, 의견을 듣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권주자급 차기 당대표가 나서 내년 재·보궐선거와 조기 대선 분위기를 띄워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코로나19 국난' 국면이라는 점을 들어 반박했다.

이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당정청이 힘을 모아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나면 정권 창출의 기회는 올 것"이라며 "오히려 대권주자들이 지금부터 나서서 조기에 상황을 과열시키면 그것이 오히려 정권창출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당권 출마 선언 시점과 관련해서는 "오래전부터 민주당 대표에 도전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준비해 왔다"며 "당에서 전당대회준비위가 구성되고, 구체적인 전당대회 일정이 나오면 출마는 그때 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