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이 지난해보다 덜 걷힌 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긴급재난지원금 등 재정 지출은 늘어 나라살림 적자가 역대 최대인 78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가 7일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7월호'에 따르면 올해 1∼5월 총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조7천억원 줄고 총지출은 24조5천억원 늘어 수지 적자 폭이 커졌다.

◇ 1∼5월 국세수입 21.3조 감소…5월 법인세 10.8조↓

올해 5월까지 총수입은 198조2천억원으로 작년보다 17조7천억원 감소했는데, 이는 국세 수입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1∼5월 국세 수입은 118조2천억원으로 작년보다 21조3천억원 감소했다.

올해 걷으려고 한 세금 목표 대비 실제 걷은 금액의 비율인 진도율(2차 추가경정예산 기준)은 40.6%로 지난해(47.3%)보다 6.7%포인트 하락했다.

5월 한달만 따지면 국세 수입은 17조6천억원으로 지난해 5월보다 12조6천억원 감소했다.

법인세는 4조4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조8천억원 줄었다. 지난해 기업 실적이 부진했던데다 3월 신고 법인세 분납분이 지난해에는 5월 세수로 집계된 반면 올해는 4월 세수로 집계되면서 5월 실적이 크게 줄었다.

전년도 실적에 대한 법인세는 통상 3월 말에 신고해 납부하고 세액 1천만원 초과 시에는 한달 안에 분납할 수 있는데 지난해에는 3월 말일인 31일이 일요일이어서 분납 기한이 이례적으로 5월 초로 넘어갔다. 올해는 예년처럼 분납 기한이 4월 말이어서 분납분이 4월 세수로 잡혔다.

법인세 1∼5월 누계는 26조1천억원, 진도율은 40.6%다.

5월 소득세는 7조8천억원으로 작년보다 3조5천억원 줄었다. 종합소득세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납부기한 연장(5월→8월 이후)으로 4조2천억원 줄어든 영향이 컸다.

소득세 1∼5월 누계는 36조6천억원, 진도율은 41.4%다.

5월 부가가치세 실적은 -2천억원인데, 지난해보다는 1조원 증가했다. 부가세는 납부 후 환급을 해주는 방식이기에 4·7월 등에 많이 걷히고 다른 달에는 마이너스를 보인다.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은 납기가 연장된 세수 중 일부인 1조6천억원 정도가 납부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가세 1∼5월 누계는 29조2천억원, 진도율은 42.6%다.

종합부동산세, 인지세, 증권거래세 등 기타 국세는 5월 3조원이 걷혀 1년 전보다 5천억원 늘었다. 종부세의 경우 분납기한이 2월에서 6월로 변경돼 5월에는 작년보다 6천억원가량 덜 걷혔다는 게 기재부 설명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세정지원에 따른 납기 연장, 법인세 납부시기 변동, 종부세 분납기한 변경 등 일시적인 요인을 고려하면 실제 5월 세수는 지난해보다 3조2천억원 감소했고 누계 세수는 10조7천억원 감소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5월 세수 감소분 중 9조4천억원, 1~5월 세수 감소분 중 10조6천억원은 일시적 요인 때문이라는 것이다.

세외수입은 1∼5월 12조4천억원으로 작년보다 4천억원 늘었고 기금수입은 67조6천억원으로 3조3천억원 증가했다.

◇ 1~5월 총지출 24.5조↑, 관리재정수지 적자 77.9조

2차 추경으로 코로나19 대응 긴급재난지원금이 집행되면서 5월 총지출은 49조8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조5천억원 증가했다.

1∼5월 총지출은 259조5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조5천억원 늘었다.

세부적으로는 일반회계가 22조6천억원, 특별회계가 1조1천억원 각각 늘었고 기금도 11조2천억원 증가했다.

다만 지방자치단체 교부금 정산 등 세입세출 외 지출은 10조4천억원 줄었다.

총수입은 줄고 총지출은 늘면서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1∼5월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61조3천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적자가 42조2천억원 늘었다.

매월 누계 기준으로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2월 26조2천억원, 3월 45조3천억원, 4월 43조3천억원에서 5월 60조원대로 껑충 뛰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빼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1∼5월 77조9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가 41조4천억원 늘었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올해 들어 매달 '역대 최대'를 찍고 있다. 누계 기준으로 1월 1조7천억원, 2월 30조9천억원, 3월 55조3천억원, 4월 56조6천억원, 5월 77조9천억원 모두 2011년 이후 같은 달 기준 역대 최대다.

5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764조2천억원으로 4월 말 대비 17조9천억원 늘었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따른 국고채 잔액 증가(16조5천억원), 국민주택채권 잔액 증가(1조2천억원) 등의 영향이다.

중앙부처와 공공기관의 올해 조기집행 관리대상사업 305조5천억원 중 5월 말까지 집행한 실적은 162조9천억원으로 연간 계획 대비 53.3% 집행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세 수입·지출의 일시 요인으로 수지 적자가 다소 크게 증가했으나 연간 기준 수입·지출은 일시 요인 해소로 한도 내에서 관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