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주자들이 출마를 공식 선언한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향해 일제히 견제구를 던졌다.

이번 보선이 민주당 전임 시장들의 성추문으로 발생한 선거임을 상기하면서, 박 전 장관이 출마선언에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고 거세게 몰아세웠다.

26일 국민의힘 나경원 예비후보는 페이스북 글에서 "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전임 시장이 같은 민주당 소속이고, 혈세만 800억 원이 넘게 든다"며 "민주당의 후보로 나서는 것만으로도 몰염치"라고 박 전 장관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또 "같은 여성이기에, 민주당의 책임 있는 정치인이기에, 짧게라도 미안함을 전하지 않을까 기대(했다)"며 "진영이 무엇이길래, 민주당 후보라는 족쇄가 박 후보의 용기를 꺾어버린 것이냐"고 쏘아붙였다. 그는 이날 여성 일자리 대책 관련 민생현장 방문으로 하루를 채웠다.

오세훈 예비후보도 오후 택시기사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단 한마디 언급도 사과도 없었단 사실을 많은 시민은 눈여겨보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 후보의 속마음을 짐작게 한다"며 "앞으로 선거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다시는 이런 권력형 성범죄가 발붙이지 못하는 서울시, 공직사회를 만들지 깊이 있는 토론을 기대한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조은희 예비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성범죄자들 보유정당' 후보가 되는 것이 부끄럽지도 않으냐"며 "'님의 뜻을 기리겠다'며 박원순 서울특별시장(葬)에 가는 것도 모자라 창녕 장지까지 따라가셨던 분이 (그의 성범죄가 남긴) 상처를 어떻게 치유하겠느냐"고 꼬집었다.

오신환 예비후보는 박 전 장관의 '여의도 비전' 공약을 공격했다. 그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인 국회만 똑 떼어서 세종시로 보내고, 국회의사당에 콘서트홀을 세우자는 주장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며 "위험하고 천박한 발상"이라고 일축했다.

오전 서울시선관위를 찾아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또한 박 전 장관을 포함한 민주당 주자들을 싸잡아 "현 정권의 무능, 그리고 위선의 중심에 서 있었던 분들"이라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박 전 시장 성추문 사건을 거론, "양심이 있다면 이 문제에 대해서 입장을 밝히고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