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업체인 버라이즌이 캐나다 이동통신 시장에 진출하지 않을 방침을 밝혔다고 캐나다 언론들이 2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버라이즌커뮤니케이션스 로웰 머캐덤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경제뉴스 전문통신사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버라이즌은 캐나다에 진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수 개월간 캐나다 산업계에 큰 관심을 모았던 버라이즌의 캐나다 시장 진출 논란이 끝나면서 국내 이동통신 업계가 안도할 수 있게 됐다고 글로브앤드메일지가 보도했다.

캐나다 이동통신 업계의 '빅3'로 불리는 로저스, 텔러스, 벨 등 3사는 버라이즌의 국내 시장 진출 계획이 알려진 이후 정부가 외국 업체의 시장 진입을 특혜적으로 유도하고 있다면서 지난 한 달간 국내 주요 매체에 전면광고를 집중 게재하는 등 강력한 공동 대응을 펴왔다.

버라이즌 대변인은 이날 머캐덤 CEO의 발언에 대해 "이 시점 현재 버라이즌이 캐나다 이통시장 진출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한 말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글로브지 등이 전했다.

머캐덤은 버라이즌이 캐나다 이통시장 진출에 제한적인 관심을 가져 왔으나 시장의 관측이 '부풀려졌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발언은 이날 버라이즌이 유럽 이통업체 보다폰이 보유해 온 버라이즌와이어리스 지분을 전량 인수하면서 대형 인수합병 계획을 완료한 직후 나왔으나, 버라이즌측은 이 작업과는 무관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버라이즌은 내년 1월 실시될 새 주파수 대역 경매에 참여하는 한편 경영난을 겪는 2개 군소 업체를 인수해 캐나다 시장 진출을 추진한 것으로 파악돼 왔다.

또 이 같은 계획이 업계에 경쟁을 유도하려는 정부의 정책적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국내 업계는 버라이즌이 내년 주파수 경매에서 신규 진입 업체 자격으로 4개 주파수 대역 중 2개의 경매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돼 있는 반면 기존 국내 업체는 1개 대역 참여로 제한돼 있다면서 이 규정이 외국 업체에 특혜를 주는 불공정 조항이라고 강력히 반발해 왔다.

이에 대해 스티븐 하퍼 총리가 지난주 "상황의 현실은 외국 업체를 위한 특별한 규정도, 특별한 허점도 없다는 것"이라고 대응하는 등 정부 입장도 완강한 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