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경쟁 관계인 삼성전자 대신 대만 TSMC에 차세대 아이폰, 아이패드용 모바일기기 핵심 부품 공급을 공식 의뢰했다고 대만 언론이 5일 보도했다.

경제지 공상시보는 업계 소식통을 인용, TSMC가 20나노미터 미세 가공공정을 적용한 A7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칩의 생산 절차에 이미 돌입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TSMC는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분야 세계 최대 업체다.

TSMC는 설계 등이 최종 마무리되면 4분기부터 대만 남부 과학산업단지에 신설한 12인치 웨이퍼 제조공장에서 본격적으로 A7 칩 대량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공상시보는 지금까지는 소문 수준이었지만 이번은 TSMC의 수주 사실이 확실해 보인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와 관련, TSMC가 지난 2분기 칩 디자인 안에 대한 애플의 인증을 획득했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소식은 그간 업계의 예상과는 차이가 나는 것이다. 업계 분석가들은 차세대 A7 칩도 28나노미터 가공공정이 적용되고, 지금처럼 삼성전자가 공급을 맡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대만 매체는 애플이 28나노 기술 대신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20나노 가공기술을 채택하고, 공급선도 대만 TSMC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다만 TSMC가 차세대 AP 칩 물량 전체를 확보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모바일 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연산장치로 아이폰5에 들어간 A6까지는 삼성전자가 독점 공급했다.

애플은 삼성전자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탈(脫) 삼성화' 전략을 추진해 왔다. 핵심 부품의 공급선을 다른 업체들로 다변화하는 것도 이런 전략의 하나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