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일제히 여심(女心) 공략에 집중했다.

이번 보궐선거가 박원순·오거돈 전임 시장의 성추문으로 치러진다는 점을 다시 부각하겠다는 판단이 깔린 것이다.

8일 국민의힘은 오전 국회에서 서울·부산시장 주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여성이 행복한 서울! 여성이 당당한 부산!' 서약식을 열어 여성 친화적인 공약과 정책들을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선언문에서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여성 안심주택 공급, 여성 비대면 탄력 근무 활성화 등을 공약했다.

오 후보는 이 자리에서 "'성추행당' 민주당의 후보 두 분을 관찰해보면 절절한 진심이 담긴 반성의 목소리는 없었다고 평가한다"고 비판했다.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는 저출산 등 여성 정책 총괄부서 설치, 여성 부시장 추진, 고위공직자 성폭력센터 설치 등을 언급했다.

박 후보는 "이번 선거는 정의를 바로 세우는 선거"라며 "부끄러움을 모르는 게 이 정권의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김예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위안부 피해자 기금을 유용한 의혹을 받는 윤미향 의원과 민주당의 당헌 변경을 비판하면서 "여성은 좀 더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이들을 심판해야 한다"며 "한 달 후 4월 7일, 우리 여성들이 쌓아 온 고결한 역사를 무력화한 이들의 잘잘못을 반드시 가려내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회의장 뒷걸개도 '시대를 바꾸는 여성의 힘. 국민의힘이 함께하겠습니다'라는 문구로 교체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는 최고위에서 "민주당 광역단체장의 성범죄 사건은 단지 법률만으로는 여성의 인권이 완전히 보호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며 "다시는 여성 인권의 이름으로 여성 인권을 희롱하고 착취하지 못하도록 이번 선거에서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세훈, 안철수 후보는 이날 오후 영등포구 공군 호텔에서 열리는 세계 여성의날 기념행사에도 나란히 참석한다.

서울시장 야권 단일후보 대진표가 확정된 이후 세 사람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