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관의 개인정보 수집 파문이 계속되는 가운데 구글이 이러한 스파이 행위를 저지하기 위해 암호화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는 구글이 일 년 전부터 준비해온 서버 간 암호화 체계 강화 사업이 애초 일정보다 앞당겨 마무리될 전망이라고 회사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WP에 따르면 구글의 새 암호화 사업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비밀 개인정보 수집 파문이 불거진 지난 6월부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는 이번 NSA 사태에 대한 정보기술 업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음을 시사한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구글은 새 암호화 사업에 대한 정확한 비용과 범위 등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다만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구글 정보센터 서버와 이를 잇는 통신망까지 "매우 강력한" 기술로 암호화할 계획이며 사업은 몇 달 안에 마무리된다고 밝혔다.

구글의 에릭 그로스 보안 담당 부사장은 "이는 군비 경쟁"이라며 "구글은 정부기관들을 이 경쟁에서 가장 수완 좋은 '선수'들로 본다"고 지탄했다.

세계 최대 인터넷업체인 구글은 이미 정보 암호화 면에서 여타 경쟁업체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다. 2010년 이메일 서비스인 지메일 서버를 암호화했고, 이어 검색 부문에서도 유사한 보호장치를 도입했다.

그럼에도 정보기관의 스파이 행위에 무력했던 이유는 사용자 정보가 정보센터 서버들을 오가는 과정을 보호하는 장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구글 정보센터에는 사용자 이메일은 물론 검색·방문 기록과 영상자료 등의 사본이 보관돼 있고, 이들 정보는 매일같이 초고속 광케이블을 타고 서버들을 오간다.

전문가들은 서버 간 암호화 체계를 강화한다고 해서 정보기관의 '훔쳐보기'를 원천 차단하거나 정부의 정당한 정보제공 요청이나 관련 법원명령을 거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암호화 기술이 널리 보급될수록 정부, 해커들을 막론하고 요즘과 같은 대단위 해킹을 하긴 어려워질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