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2014년 2분기까지는 순이익 감소세 지속"

대만 최대의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HTC가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HTC는 세계 스마트폰 판매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9.1%이라는 최고의 성과를 올렸다.

주가는 신기록을 세웠고, 여러 차례 인수합병 제의를 받기도 했으며, 경쟁회사인 삼성전자와 애플을 공격하기 위해 이들 회사의 임직원을 스카우트하는데 열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시절은 이제 기억 속에만 남아 있다고 미국의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9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HTC의 주가는 지난 2011년 4월 고점을 찍은 이후 지금까지 88% 넘게 폭락했으며, 2ㆍ4분기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83%나 급감했다.

HTC는 올 3ㆍ4분기의 매출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는 등 암울한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주 내부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직원 5명이 검찰에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함으로써  HTC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HTC의 영업분야 고위 관계자인 벤 호는 "우리는 재고를 소진시키는 동시에 우리의 상표를 재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들에게는 정말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한 전직 직원은 상승하는 재고 관리 비용과 더불어 영업, 판매, 분배의 문제 때문에 HTC의 성장 동력이 소진됐고, 결국 순이익 감소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모토로라나 블랙베리의 사례에서 확인되듯이, 빠르게 변화하는 모바일 기기 산업에서 성장 동력 상실은  사망선고를 받는 것과 다름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HTC는 대만 포모사그룹 창립자인 고 왕융칭(王永慶) 회장의 딸인  왕쉐훙(王雪紅) 회장이 지난 1999년 설립한 회사로, 2002년 대만 주식시장에 상장한 이후 급속한 성장세를 보였다.

2011년에는 총 4천3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9.1%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후 삼성전자와 애플 등에 밀리면서 2012년에는 스마트폰 판매량이 3천210만대로 감소했고, 시장 점유율도 4.7%로 급감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 1ㆍ4분기  HTC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540만대에 그쳤으며, 시장 점유율도 2.5%로 추락했다.

HTC의 2ㆍ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540만대, 시장점유율은 2.6%로 다소 회복됐지만, 하락세가 쉽게 진정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지난 8월 보고서에서  HTC의 주식 전망을 `중립'에서 `매도'로 낮추면서 HTC의 순이익이 2014년 2ㆍ4분기까지는 회복세를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