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추석연휴 마지막 날인 22일 정치권에 대한 따가운 추석 민심을 거론하면서 정기국회 정상화를 위한 민주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지난 2일 개회된 정기국회가 이미 3주째 공회전하는 상황에서 추석 민심을 고리로 국회 정상화의 단초를 마련해 보겠다는 각오로 대야(對野) 압박 드라이브를 강화했다.

여야가 이달 말까지 정기국회 의사일정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국정감사와 지난해 결산, 새해 예산안, 각종 민생법안 처리에 차질이 예상되는 것은 물론 향후 뒤늦게 정상화되더라도 졸속·부실처리될 수밖에 없어 집권 여당으로서는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은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이날 '추석 민심 보고 간담회'에서 "대체로 원내외 병행투쟁을 강화해야 한다는 말씀에는 일치한 것 같다"면서 정기국회를 보이콧하거나 장외투쟁에 전면적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한 대목을 주시하고 있다.

전면적 장외투쟁이 아니라 원내외 병행투쟁 시 그만큼 협상의 여지가 많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간) 3자회담 결렬 후 민주당 내부에서 전면 또는 고강도 장외투쟁 얘기가 나왔지만 추석 민심을 살펴서 원내외 병행투쟁을 하자고 느낀 것 같다"면서 " 수권 정당을 지향하는 분들이기에 원내외 병행투쟁으로 하자는 것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윤 수석부대표는 이어 "지역 주민들의 한결같은 말씀은 국정원 문제로 싸우지 말고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살피라는 질책이었다"면서 "'제발 좀 일하라'는 추석 민심에 따라 정국을 즉각 정상화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태도변화를 주문했다.

그는 "조속히 정기국회를 정상화해 민생 현안을 처리하고 국감도 하고, 내년도 예산안도 처리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국회의 3대 의무"라면서 "민주당에 '스톱 정치투쟁, 스타트 정책경쟁'을 요청한다. 이것이 국민의 요구이고 여야의 공통된 책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원내복귀 명분과 관련해선 "지금은 밝힐 수 있는 게 없다"면서도 "어떻게 하면 들어올 명분을 주나 혼자 생각하고 있다. 국정원 (자체) 개혁안이 이달 말에 나올 텐데 그게 모멘텀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민현주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은 정치권이 정쟁만 일삼지 말고 국회에서 제대로 할 일을 하는 모습을 보여달라는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며 추석 민심을 전한 뒤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책임의식을 갖고 국민 생활과 직결된 수많은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적극 협조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23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향후 투쟁방향을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새누리당도 같은 날 오후 의총을 열어 정기국회 정상화 및 정국 타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