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여야 합의로 구성된 6개 국회 특별위원회의 활동시한이 이달 말로 다가왔다.

사법제도개혁특위, 예산재정개혁특위, 정치쇄신특위, 방송공정성특위, 허베이스피리트 유류피해대책특위, 평창동계올림픽·국제경기대회지원특위다.

이 가운데 유류피해대책특위와 국제경기대회특위는 시한 연장 쪽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고, 방송공정성특위도 연장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시한 연장 여부와 상관없이 대부분 특위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특위 무용론'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여야의 공통 대선공약인 검찰개혁 문제를 논의하겠다며 출발한 사개특위는 상설특검제와 특별감찰관제 등 핵심 쟁점에 대해 여야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정치적 의혹 사건이 생길 때마다 특별검사를 임명해 신속하게 수사하는 시스템을 갖추면 충분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별도의 조직과 인력을 갖춘 상설특검을 요구하면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결국 검찰개혁 문제는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로 되돌아가게 됐다.

26일 마지막 전체회의에서 채택될 활동보고서에는 국민권익위원회 등 부패 감시기구의 지위를 현행 국무총리 직속에서 대통령 직속으로 격상하는 방안 정도만 담길 것으로 보인다.

예산재정특위도 핵심 의제인 '예결특위 상임위화' 문제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예결특위 상임위화'는 예산심사 때마다 제기된 밀실예산·벼락치기 심사 논란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비중 있게 논의됐으나, 예결위-상임위 간 심사권한 조정이나 예결위원의 상임위원 겸임 문제 등과 맞물려 반론이 만만찮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공정성특위도 쟁점인 공영방송 지배구조 문제에서 여야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방송공정성특위는 여야가 정부조직 개편안에 합의하면서 방송 공정성 확보 차원에서 지난 4월 구성됐으나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등 정국이슈에 여야가 집중하면서 4개월가량 제대로 활동을 못해 '공전특위'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나마 정치쇄신특위는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 국회의원 겸직금지와 국회폭력 처벌 강화 등 정치쇄신 법안을 처리하는 성과를 거뒀다.

다만 선거제도 개편과 기초의원·단체장 정당공천 폐지 등 근본적인 정치쇄신안은 표류하고 있다.

이처럼 특위들이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은 법률 제·개정 권한이 없는 태생적인 한계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여야가 정치 쟁점을 특위로 넘기는 관행 탓에 특위가 정쟁의 장으로 변질되는 측면도 있다.

24일 국회 관계자는 "여야가 현안이 터지면 보여주기 식으로 특위를 남발하다보니 결국 혈세만 낭비하는 '빈손 특위'로 끝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