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정기국회 정상화라는 대원칙에는 합의했지만 실제 의사일정 조율에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25일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의사일정 협상을 본격화했으나 민주당이 국가정보원 개혁특위 신설,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논란과 관련한 긴급현안질의 개최 등을 요구하고 새누리당이 이에 난색을 보이면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정원 개혁특위를 설치해 대공 수사권 폐지와 국정원 조직개편 등을 논의하자고 요구했지만, 새누리당은 대공 수사권 폐지에 반대하면서 국정원 개혁안을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논의하자고 맞섰다.

특히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국정원 개혁안을 '해체안'으로 명명하고 사실상 '이적(利敵)행위'의 내용을 담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당 시·도당위원장회의에서 "제1야당이 북한 활동을 이롭게 하는 안을 소위 개혁안이라 들고 나왔으니 통탄을 금할 수 없다"면서 "국정원 개혁이 아닌 해체를 통해 종북세력과 간첩들의 활동에 날개를 달아주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을 기정사실화하면서 국정원 조직과 인적 구성원 전체에 대한 대대적 수술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김한길 대표는 경기도 성남시에서 간담회를 열어 "지난 대선 때 국가기관이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경찰이 이를 은폐·축소한 것은 대단히 심각한 일"이라며 "다시는 나라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적·인적 청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야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이번 주 내 타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대정부질문과 국정감사 등 주요 일정도 줄줄이 뒤로 밀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야는 기초연금 대선공약 후퇴 여부를 놓고도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을 위해 '허위 공약'을 내놓았다고 주장하며 공세의 수위를 올렸지만, 새누리당은 국정운영 과정에서 현실을 고려한 공약 수정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집권 7개월 만에 모든 약속이 새누리당 색깔처럼 새빨간 거짓말이 될 판"이라면서 "대통령 공약파기가 어르신 모아놓고 엉터리 건강식품과 물건을 떠넘기는 저잣거리 상인과 무엇이 다르냐"고 말했다.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초연금 공약은 취소되지도 않았고 무효화되지도 않았다"며 "국가재정 여건을 감안해 지속 가능하게 조정됐을 뿐"이라며 야당의 '공약 파기' 주장을 일축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