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인 최모(64·서울)씨는 휴대전화 요금 고지서를 받을 때마다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요금제 기본 제공량에서 음성통화는 매번 초과하는데 데이터가 남아도는 게 아깝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거나 정보를 검색하고 메신저 등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며 데이터를 소비하기는 하지만,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주목적은 음성통화이고 통화량도 많다. 그는 "통화량이 많은 점을 고려해 최근 음성 무제한 요금제로 바꿨지만, 4분의 1도 채 쓰지 않는 데이터 제공량이 아무래도 아깝다"고 말했다.

6일 이동통신 적정 요금제를 추천해주는 '스마트초이스'(www.smartchoice.or.kr)에서 최씨의 휴대전화 사용 현황을 입력해보니 SK텔레콤의 LTE 맞춤형요금제에 가입할 때 가장 적은 요금을 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SK텔레콤의 LTE 맞춤형 요금제는 음성, 데이터, 문자 제공량을 가입자가 직접 조합해 사용하는 선택형 요금제. 음성이나 데이터 중 한 가지를 특별히 많이 또는 적게 사용하는 가입자에게 적합하다.

'스마트초이스'는 KT와 LG유플러스의 요금제 중에서는 음성 무제한 요금제를 추천했지만, SK텔레콤의 LTE 맞춤형 요금제보다는 비용이 더 많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KT와 LG유플러스는 3세대(3G) 스마트폰용 선택형 요금제는 갖추고 있지만, LTE 선택형 요금제는 운용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가계통신비 절감을 위해 LTE 선택형 요금제 출시를 유도하겠다고 밝힌 지 5개월이나 지났지만 이들 두 이동통신사는 정부 시책에 맞는 요금제를 내놓지 않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5월14일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 방안'을 내놓으면서 6월 중으로 LTE 선택형 요금제 출시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의 정액요금제만으로는 이용자의 다양한 이용 패턴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KT와 LG유플러스가 LTE 선택형 요금제 출시에 소극적인 것은 이 요금제가 상대적으로 고객 유인 효과가 적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선택형 요금제는 이용 패턴이 표준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겨냥한 요금제이기 때문에 가입자 수가 적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이동통신사들이 '음성 무제한' 등 새로운 정액 요금제를 경쟁적으로 출시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와 관련해 소비자의 요금제 선택 폭을 넓히고 요금 절감 기회를 제공하려는 이동통신사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SK텔레콤은 지난 5월말 LTE 선택형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연간 1천억원 이상의 요금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KT는 "4분기 안으로는 LTE 선택형 요금제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LTE 선택형 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은 있지만 정확한 시기는 예정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