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독자행보 선언은 예상됐던 일이다.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어차피 대권 가능성은 멀어진 것이라는 것을 누구도 보다도 안 대표 스스로가 느끼고 었던 터다.

따라서 그가 선택해야 할 정치적 행보는 야당통합을 꾀할시 그의 지분(?)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라도 파이를 키우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런 점에서 독자행보를 선언한데 이어 재빨리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에게 손짓을 하는 모습이다.

결국 제3지대 ‘헤쳐모여’를 통한 세 확장에 나서는 모양새다.

어떻게 보면 이런 행동들이 나중에 킹메이커로 나설 수 있는 제반 여건을 만드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사실 “철수는 철수” 한다는 비난 속에서도 국민의힘 행을 거부한 안 대표의 마음도 이해가 된다.

지지율 1위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허구한 날 물고 씹고 생 난리치는 야당의 정치 환경을 바라보면, 안 대표가 그런 구석을 찾아가봤자 득커녕 손실만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을 것이란 점이다.

안 대표로서는 차라리 제3지대 구축으로 속 편한 정치현장을 누비는 것이 낫다고 본 것 같다.

야당의 13명 잠룡 후보들이 서로 생채기를 내면서 전쟁을 벌일 게 뻔하고 보면, 그 속에서 상처받고 버림(?)받는 김정의 골이 드러날 게 확연하다.

바로 이 틈새 공간과 원외 보수들과의 '제3지대 구축'이 차라리 뱃속 편한 정치활동일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현재 시점에서 대권이 멀어지고 있다고 생각해 차기, 차 차기라도 넘보려면 안철수 자신의 영역 고수는 장기전략 일 수 있다.

당장 현시점을 모면하려고 합당하려다가 자칫 모양새만 꾸겨져 훗날 정치현장에 오점을 남기기보다는 독야청청(獨也靑靑) 하는 게 낫다는 계산을 끝낸 것 같다.

혹자는 이런 것을 폼생폼사 (form生form死)라고 보는 이들도 있겠지만 한국정치의 특이성을 보면 대통령 재수 삼수를 넘어 수십 년 후 도전에 나서는 것을 보면 ‘굵게 짧게’ 보다는 ‘가늘게 길게’가는 요령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 정치사가 그렇게 흘러왔다.

이렇게 볼 때 안철수의 독자행보는 나름대로 살길 찾기에 나선 것이라고 본다.

중요한 것은 합당이 아니다. 안 대표가 늘 입버릇처럼 얘기한 야권단일화를 위해서는 결자해지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정치적 내 길을 가는 것과 야권단일화는 맥락을 같이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내 길을 가는 것이라고 본다.

합당도 싫고, 단일화에도 말로만 시늉 내는 것이라면 정치를 그만둬야 한다. 내 이익보다는 국민의 뜻을 같이하는 진정한 정치생명이 무엇인지 이제쯤 올곧은 자세를 보여줘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