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아프리카 르완다와 손잡고 아프리카 대륙에서의 정보통신기술(ICT) 사업 확대를 노린다.

KT는 28일(현지시간)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서 '아프리카혁신정상회의 2013(트랜스폼 아프리카 서밋:TAS 2013)'를 르완다 정부와 공동으로 개막했다.

오는 31일까지 진행되는 회의에는 르완다뿐 아니라 케냐, 우간다,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등 동아프리카를 포함한 10여개 국가 정상들이 참여한다.

KT는 회의 기간 IT 전시관 운영 등을 통해 롱텀에볼루션(LTE) 워프(WARP) 시연 등 초고속 무선인터넷망을 선보여 한국의 우수한 기술력을 과시했다.

이에 따라 KT는 이번 회의와 전시관 운영을 통해 르완다를 벗어나 케냐, 우간다 등 인근 동아프리카 지역에 ICT 기술을 수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시관에는 LTE WARP와 함께 스마트 전자상거래, 교육, 미디어 등 여러 분야에 걸친 솔루션을 선보였다.

KT는 특히 지난 6월 르완다 정부와 세계 최초로 민관협력(PPP) 사업 모델을 적용해 LTE 사업에 진출한 것이 동아프리카 국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KT는 1천500억원을 투자해 3년 이내에 르완다 전국에 4G LTE를 구축하는 대신 앞으로 25년 동안 LTE 독점 사업권을 갖게 된다. 첫해에 수도 키갈리 등을 중심으로 설치하고 다음으로 주요 도시지역으로 확산한 뒤 마지막해에는 농촌 등 전국에 걸쳐 LTE를 확충하게 된다.

이런 방식은 자본이 부족한 르완다 정부가 사업권, 주파수, 백본망을 현물 출자하고 KT는 현금 출자와 노하우를 투입하는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PPP 모델은 주변 아프리카 국가들이 KT와 협력 요청을 해오고 있다고 KT 관계자는 귀띔했다.

KT는 또 인프라 구축 뿐만 아니라 각 산업과 ICT 융합을 통한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르완다와 시스템통합(SI)·정보기술(IT) 합작회사를 설립키로 한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KT는 정부 및 현지기업과 지속적인 글로벌 ICT 사업을 창출하기 위해 보안·의료·인터넷데이터센터(IDC)·금융 분야를 중심으로 SI/IT 합작회사 설립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한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 대상 ICT 기반의 국가 경제 및 사회 발전 모델을 수립해 적극적으로 시장 개척에 나설 생각이라고 KT는 전했다.'

르완다는 ICT를 통해 기존의 농업 기반 사회를 지식정보기반사회로 전환해 오는 2020년까지 중진국으로 발돋움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폴 카가메 대통령 정부는 르완다를 아프리카의 ICT 허브로 육성해 수도 키갈리를 아프리카의 두바이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르완다는 KT를 통해 전국적으로 2천500㎞에 이르는 국가 기간시설 광섬유망을 구축하는가 하면 '집전화는 없어도 휴대전화는 다 있을' 만큼 무선 통신망 구축과 인터넷 보급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르완다 정부는 지난 9월 '스마트 키갈리' 프로젝트를 발표해 키갈리시티타워 등 수도의 공공 시설이나 중심 빌딩에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고 있다. 시민들이 무료로 무선인터넷을 이용해 정보 활용과 비즈니스에 활용하도록 한다는 것.

당시 장 필버트 은셍기마나 청년·ICT부 장관은 "브로드밴드 인터넷 사용을 통해 국민이 언제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를 통해 국가 발전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 1천100만명의 르완다는 현재 휴대전화 보급률이 전체 인구의 55%에 이르며 약 100만명의 인터넷 보급률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르완다는 여러 면에서 한국과 공통점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지난 1994년 다수부족 후투족이 소수부족 투치족 등 약 80만명을 살해한 제노사이드(대학살)의 아픔을 겪은 르완다는 아프리카에서도 부존자원이 부족하면서도 인구 밀도는 가장 높은 나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르완다 정부는 '교육이 살길이다'며 인력 양성을 통해 국가를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

자원이 부족하고 인구밀도가 높은 우리나라와는 6·25처럼 동족상잔을 겪은 점도 비슷하다. 또한 우리나라가 높은 교육열을 통해 산업화에 성공했다는 점 등을 르완다 정부는 모델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카가메 대통령은 지난 2009년 11월 한국을 르완다 경제성장 모델로 삼겠다고 공식 천명하기도 했다.

한편 르완다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부패하지 않은 국가 중 하나로 꼽히는 데다 외국 기업이 투자하기에 가장 좋은 여건을 지닌 국가 중 한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지 사정을 잘 하는 한 한국인은 르완다개발청에 사업자 등록을 신청하면 하루만에 승인을 해준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르완다가 KT와 함께 ICT를 집중 개발해 경제 발전에 성공할 경우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의 성공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