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만나 대선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유 전 의원과 개혁보수 노선을 함께 걸어온 이 대표는 공정성 비판을 의식해 공개적인 만남을 자제해왔다. 이 대표의 취임 100일이 다 돼서야 첫 공식 만남이 이뤄진 것이다.

17일 이 대표는 국회에서 유 전 의원과 만나 "당 대표로서 경선에서의 중립이 엄중하기 때문에 오히려 최근에 유 후보와의 소통이나 캠프의 요청을 많이 거절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그동안 당 대표 취임하기 전 가까웠던 인연 때문에 조심을 많이 했는데, 이 대표님이 너무 조심하시는 것 같더라"며 "취임 전에 '유승민 대통령 만들겠다' 말씀을 여러 번 해서 오해도 공격도 많이 받았는데 대표 되더니 그런 말씀 한마디도 안 해서 상당히 섭섭했다"고 농담조로 말했다.

그는 "이 대표 체제가 성공하는 게 우리 당이 성공하고 대선에서 승리하고, 성공한 정부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며 "중도층·수도권·청년층 표심에 결정적으로 달렸다. 제가 (최종) 후보가 되면 이 대표하고 궁합이 가장 잘 맞지 않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몸을 웅크렸다가 크게 도약하는 치타에 자신을 빗댄 '유치타' 인형을 "자주 못 보지만 제가 보고 싶을 때 책상 위에 두고 봐달라"며 이 대표에 선물했다.

오래간만에 이뤄진 만남인 만큼 이 대표와 유 전 의원은 면담에 앞서 포옹하거나, 대화 내내 웃음꽃이 피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대표와 단둘이서 면담을 마친 유 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100일 동안 이야기 못 들은 것을 나눴다"며 "20·30세대의 마음을 얻으려면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물어봤고, 오늘 좋은 팁을 얻어간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앞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도 회동하는 등 대선 후보들과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