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고 늘어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에 좋은 플라스틱 반도체 재료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전하이동도가 현존 세계 최고 수준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경상대학교 화학과 김윤희 교수 연구팀과 중앙대학교 화학과 정대성 교수 연구팀이 전하이동도가 12인 세계 최고 수준의 플라스틱 반도체 재료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려면 전하이동도가 높으면서 가공성이 좋은 소재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최근 국내외 연구자들은 유연성이 낮고 공정 비용도 많이 드는 무기물 실리콘 반도체를 대체할 전도성 유기물 재료를 개발하는 연구를 활발히 벌이고 있다.

하지만 유기물을 이용한 기존 박막 트랜지스터는 대부분 전하이동도가 5 이하로 스마트폰 등에 적용되는 아몰레드(능동형 유기발광 다이오드·AMOLED) 디스플레이 등을 구현할 수가 없었다.

액정 디스플레이는 보통 전하이동도가 0.5 정도이면 구동될 수 있으나,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등을 구현하려면 10 이상의 전하이동도가 필요하다.

이전까지는 전기가 흐르는 플라스틱 중 이런 성능을 갖는 물질은 보고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용해도를 높이면 전하이동도가 낮아지고, 전하이동도를 높이면 용해도가 낮아지는 고분자 반도체의 특성을 극복하는 새로운 플라스틱 구조 설계법을 개발해 이번 성과를 이뤘다.

플라스틱을 이루는 주사슬과 곁사슬 사이에 선형의 지방족 사슬을 넣어 주사슬간 거리를 좁힘으로써 사슬 간 전하이동을 원활하게 한 것이다. 이런 설계로 용해도도 높아졌다.

이번에 개발한 재료는 앞으로 디스플레이는 물론 태양전지, 센서, 무선태그(RFID), 생물인식 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핵심공동연구)과 글로벌프론티어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이번 연구의 결과는 미국화학회지(JACS) 9월 23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와 관련된 원료물질 등에 대해 4건의 국내 특허를 출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