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황우여,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11일 오후 회담을 열었지만 정국 경색을 풀기 위한 뚜렷한 성과를 도출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 도입과 국가정보원 개혁 특위 구성 등 민주당의 요구를 놓고 양측은 평행선만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는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충분히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지만, 김 대표는 "(진전된 게 없이) 늘 하던 얘기를 했으며 간극이 크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양쪽 생각을 충분히 교환하고 솔직하게 얘기하는 자리였지만 합의한 것은 없으며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면서 "새누리당은 특검 도입에 대해 신임 검찰총장에 일단 맡기고 그때 문제가 있으면 얘기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다만 기초선거의 정당공천 폐지를 비롯한 정치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 정치개혁특위 설치에는 공감대를 이뤘다고 양당 관계자가 전했다.

앞서 이날 회담은 민주당이 전날 천막당사를 걷고 김 대표가 여의도 당사에서 집무를 시작함에 따라 황 대표가 인사차 방문하면서 이뤄졌지만 초반부터 냉랭한 분위기가 연출돼 초반부터 험로가 예상됐다.

황 대표는 인사말에서 "새로운 당사를 마련하고 김 대표께서 일을 시작한다고 해서 제가 예방을 왔다"면서 "전에도 양당이 새 당사를 마련할 때는 대표들이 와서 인사드리고 이렇게 이야기 나누고 하던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또 "김 대표가 고생을 많이 하고 있고, 여당이 함께 잘 일을 해야 하는데 얽힌 것도 있고 해서 앞으로 잘 되도록 서로 노력을 하는 계기를 만들까 한다"고 방문 취지를 전했다.

황 대표는 이날 '농업인의 날'을 맞아 김 대표에게 떡을 선물했다.

이에 김 대표는 "민주주의와 민생이 대단한 위기에 빠져 있어 (황 대표와) 웃고 있기에는 맘이 너무 무겁다"면서 "지난 대선 관련 의혹 사건을 갖고 오히려 공약 파기로 인한 국민 실망, 민생 파탄 등을 덮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야당에 대해 극심한 비난을 퍼붓는 것으로 이 정국이 풀린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해"라면서 "저는 대선 개입 특검과 국가정보원 개혁 특위로 이 문제를 넘겨놓고 민생과 경제살리기 법안 예산 심의에 전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새누리당 최경환,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도 이날 오후 별도의 비공개 회담을 열어 각종 법률안과 새해 예산안 통과 일정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