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민주 충청의원 잘못된 선거제도 만든 공범"
박수현 "민주당 탓으로만 돌리면 정쟁전락 가능성"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이 추진 중인 '충청권 의석수 확대' 문제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새누리당 정우택 최고위원이 충청 인구가 호남보다 많음에도 불구, 국회의원은 충청(25명)이 호남(30명)보다 5명이나 적은 것은 명백해 잘못됐다며 최근 헌법소원을 제기하면서 여론몰이를 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단순히 호남하고만 비교하지 말고 전국 단위 및 도농균형 발전 등 종합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내 호남 출신 인사들도 충청권 의원들의 선거구 조정 드라이브에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여야는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충청 출신과 호남 출신 인사들 간에 의견이 엇갈리면서 파열음이 나고 있는 것이다. 여야 간 이견 속에 지역구 의석수 확대 문제에 대한 공동대응을 위해 19일 열릴 예정이던 여야 충청권 의원 회동도 전격 취소됐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20일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국회의원 숫자가 부당하게 돼 있는 데 대해 충청도민과 국민이 분개하고 있다"면서 "충청권을 무시하고 충청민심을 짓밟은 현 선거제도에 대해 민주당 호남 출신 의원들이 주범이라면 민주당 충청의원들도 공범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민주당은 현재의 잘못된 선거제도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있고 민주당 충청의원들도 전혀 반성의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면서 "민주당 충청의원들은 당에서는 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지역에서는 새누리당 주장에 편승하려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 최고위원은 민주당 김한길 대표에게 ▲ 지금의 지역별 의석수 비율에 대한 생각 ▲ 과거 공직선거법 개정 시 대전 인구가 광주보다 많음에도 국회의원이 대전 6명, 광주 8명으로 결정된 이유 ▲ 불이익 받는 충청에 대한 공개 사과 여부 ▲ 의석수 조정을 위한 관련 법 개정 의사 여부 등에 대한 공개 질의도 했다.

이에 대해 충청 출신 민주당 박수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충청권 의석 수 증설을 목표로 한다면 여야를 넘어 충청권의 초당적 공조가 필요한 시점인데 민주당 탓으로만 돌리면 정쟁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충청권 의석 수를 늘리고 다른 지역을 줄이면 누구도 동의할 수 없으니 지역갈등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며 "충청권에만 국한하기보다는 국가 전체를 보고 고민해 인구대표성과 지역대표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새누리당 호남 출신 유수택 최고위원은 정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선거구 문제가 나오니 상당히 괴롭다"면서 "호남권만 갖고 비교하는데 따지고 보면 현재 수도권의 인구가 대단히 많다. 전국을 흔들어 선거구를 개편하려면 경북에서 3명, 강원에서 2명을 빼 수도권으로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최고위원은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원인을 보면 이것은 지역 불균형발전이라는 단 한 가지 이유"라면서 "충청도에 외청이 8개가 옮겨간 것을 비롯해 오창공단과 대덕연구단지, 세종시 등 충청에 대한 정부의 혜택이 호남에 비해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거구 조정 얘기를 하는 게 나쁘다는 것이 아니고 개편 자체를 반대하는 것도 아니지만 뭔가 납득이 가고 순리적인 방법에 의해 개편돼야 한다"면서 "단순한 인구 논리를 떠나 (더 큰 틀에서)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연합>